연기·냄새에 밖으로 나와 발동동 “큰 불 잡혔다” 소식에 일단 안도 친지들 안부전화·문자 폭주 지난 1일 오후 9시 8분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귀임봉 5부 능선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축구 면적 약 5.5배(3만9600㎡, 오전 3시 기준)가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수락산 아래 거주하는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붙잡고 불안한 마음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2일 오전 출근 및 등하교길에 만난 수락산 화재현장 부근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지난 밤 조마조마했던 상황 때문에 가슴졸이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1일 오후 발생한 수락산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동원된 소방차 뒤로 모여든 주민들의 모습.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지난 1일 오후 발생한 수락산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동원된 소방차 뒤로 모여든 주민들의 모습.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화재현장 인근 현대아파트 주민 이정란(46ㆍ여) 씨는 “밤 산책길이 너무나도 밝아서 달빛인 줄 알았는데, 수락산쪽을 바라보니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피어올라 119에 바로 신고를 했었다”며 “바람이 강하게 불다보니 불길이 주택가까지 내려올까봐 밤새 걱정하다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잘 수 있었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인근 노원초 5학년생인 임태균(12) 군은 “산불에 대해서 학교에서 선생님께 수업 시간에만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훨씬 더 무서웠다”며 “밤새 나무타는 냄새가 가득해 불안하고 걱정이 됐다”고 했다.

지난 1일 오후 10시께 소방당국 현장지휘본부가 마련된 상계동 먹자골목 주변에 모여든 주민들 역시 걱정스런 마음에 능선을 따라 번져가는 불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점차 커져가는 불길은 인근 한신아파트 단지는 물론 지하철 7호선이 지나는 동1로에서도 수락산 위 불길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였다.

수락산 등산로 진입로에서 100~150m 떨어진 아파트 단지에 사는 주민 박모(31) 씨는 “내일 출근이지만 마음이 조마조마해 집에 들어가 있을 수가 없다”며 “불을 다 끌 때까지 기다리며 지켜봐야겠다”고 안타까워 했다.

연기와 매캐한 냄새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온 한 주민은 “눈도 따끔하고 냄새도 많이 나다보니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며 “불이 난 직후부터 나와 현장을 보고 있었는데 언제 꺼질지 몰라 불안해 잠을 잘 수 없어 나왔다”고 한숨을 쉬었다.

불길은 초기 진화작업을 어렵게 한 초속 5m의 강풍을 타고 오후 11시께 띠를 이루며 정상까지 도달했다. 고압 펌프가 탑재된 소방차가 속속 동원됐지만 불길이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노원구청 직원들은 물론 의용소방대원까지도 속속 화재 진압 현장으로 투입됐다.

불길이 시작된 곳 인근에 위치한 한신아파트의 한 주민은 “불길이 아래로 내려올까봐 걱정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이라도 함께 불을 꺼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날 밤 집 밖을 서성이던 주민들도 오전 1~2시가 넘어서는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다.

신동윤 박준규 박로명 기자/realbig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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