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롯데포럼’서 의무화 지시 올 1분기에만 롯데마트 79명 사용 5년내 육아휴직 비중 50% 정착 목표 -인재원선 휴직자 대상 ‘대디스쿨’진행 휴직 첫 달엔 통상임금 100% 보전도 일-가정 병행 만족도 높아 업무효율 ↑
“고사리손 아이가 크는 것을 곁에서 직접 지켜볼 수 있다는게 이렇게 좋은 줄 정말 몰랐습니다. 2년 전 첫째 때 육아휴직은 꿈도 못꿨는데…하루하루가 정말 즐거워요”
롯데마트의 빅마켓 도봉점에 근무하는 신두환(35) 대리의 하루일과는 첫째 아이(딸)이 일어나는 새벽 6시부터 시작된다. 그는 31일로 육아휴직 17일차다. 올 3월18일 출생한 둘째(아들) 육아를 위해 지난 15일부터 한달간 육아휴직을 내고 아내(전업주부)와 아이를 돌본다. 둘째 보랴 첫째 먹이랴 정신없이 분주하지만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의 연속이다.
오전 10시. 첫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장을 봐온다. 아내와 아이 먹일 반찬을 만들고 청소와 빨래도 분담해서 한다. 오후 4시쯤 어린이집에서 첫째를 데려온다. 그후 같이하는 산책이 하루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아내 혼자일 때는 집에만 있어 아이가 답답해했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합니다. 둘째 커가는 걸 보니 첫째와 같이 보내지 못한 시간이 지금도 아쉽네요”
저녁먹이고, 씻기고 재운 후 밤에 3~4시간마다 분유를 먹이는 일도 그의 몫이다. 절대 만만한게 아니다. “늘 신경써야 하고 쪽잠은 기본입니다. 육아가 회사일보다 좀 더 힘이 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절반도 안남은 시간이 못내 아쉬운 그다.
롯데마트 의정부점에서 일하는 소수형(36) 대리 역시 육아휴직중인 아빠다. 그는 “아내가 전업주부라 첫째때는 육아휴직이 필요한지 몰랐는데 둘째를 낳고 막상 겪어보니 혼자서는 무리라는 걸 알게됐다”며 “아내가 얼마나 힘든지도 이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장아장 걷는 아이랑 산책하니까 정서적 교감 때문인지 훨씬 더 잘 따르고 성격도 활달해졌다”며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아빠육아 예찬론’을 폈다. 그는 “지난 3월말 둘째가 태어나 배우자출산휴가를 얻었을 당시 아내가 ‘한달 정도 같이 쉬면서 아이를 돌보면 얼마가 좋을까’라고 얘기하길래 ‘회사에서 1개월간 남성육아휴직을 보내준다더라’고 했더니 아내가 ‘다행이라며, 정말 필요하고, 좋은 제도’라고 뛸듯이 기뻐했다”고 후일담도 전했다.
롯데마트가 국내 ‘남성육아휴직 넘버원 기업’에 등극했다. 현재 육아휴직 중인 300명 가운데 남자 직원만 79명에 달한다. 국내 단일기업 최대다. 롯데그룹이 올해부터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도입한 ‘남성육아휴직 의무화제도’ 덕분이다. 올해 1~3월 롯데그룹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은 총 120명을 헤아린다. 지난해 1년간 180여명인 것에 비해 벌써 3배 가량 늘었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 전체 육아휴직자 중 13% 가량인 남성육아휴직자 비중이 올해는 30%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향후 5년 안에 50%로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그간 남성육아휴직을 보장했으나 사회적 공감대 부족과 ‘회사 눈치’ 때문이 이용률이 저조하자 지난해 12월 신동빈 회장과 여성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5회 롯데 WOW(Way Of Women) 포럼’에서 국내 대기업 최초로 1개월 이상 남성육아휴직을 의무화했다. 지난 4월에는 서울 영등포 롯데인재원에서 남성육아휴직자 대상 ‘대디스쿨’을 열기도 했다. 롯데는 다음달에도 대디스쿨을 계획하고 있으며 앞으로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그간 우리나라의 남성육아휴직이 저조한 이유중 하나가 육아휴직급여(월 100만원 상한)으로는 생계가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남자직원들이 실질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를 보전해 주고 있다. 이를 통해 휴직으로 인한 급여의 감소 없이 최소 한 달은 마음 놓고 육아휴직에 전념할 수 있게 해줬다.
롯데는 2012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자동육아휴직을 도입해 출산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2012년 60%대이던 육아휴직률이 95%를 넘어섰다. 롯데는 기존 1년이던 여성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늘리고 올해부터는 남성육아휴직과 마찬가지로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을 회사에서 보전해주고 있다.
롯데그룹 HR혁신팀 관계자는 “남성육아휴직 의무화가 배우자의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워킹맘의 경력단절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남성직원들에게 재충전 기회와 가정과 육아의 소중함도 느끼게해주는 제도로 정착됐다”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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