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서울시 행정소송 제기 -골목상권 강조에 기업 희생양?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대기업들의 복합쇼핑몰 신규출점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부천시와 부지매매 계약을 무기한 연기한 신세계에 이어 롯데도 난항에 빠졌다. 이에 업계는 골목상권 보호를 천명한 새 정부 출범 이후 유통 매장 출점이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부지에 초대형 쇼핑 시설을 짓는 ‘상암 프로젝트’의 추진에 대해 “4월 서울시에 행정소송을 진행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롯데가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인근 2만644㎡(6200평 가량) 부지에 백화점, 시네마, 오피스 등을 결합한 초대형 쇼핑 시설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롯데는 지난 2013년 4월 서울시에서 상암 복합쇼핑몰 부지를 1972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하지만 쇼핑몰 건립은 인근 상인과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4년째 표류중이었다. 지역 상인의 거센 반발로 지난 2015년 상인연합회와 롯데, 서울시가 함께 ‘상생 협력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12차례에 걸쳐 협의했지만 결국 망원시장 상인회 등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롯데쇼핑은 인허가권자인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업계에선 해당 소송을 근거 삼아 상암동 부지를 서울시에 다시 되파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행정소송의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업을 계속 진행하는 것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일을 두고 유통대기업들이 골목상권 보호를 강조하는 신임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신세계와 부천시가 맺으려던 경기 부천 상동 영상복합단지 내 백화점 부지 매매 계약도 무산됐다. 이 배경엔 지난 대선 운동 당시 더불어민주당에서 운영하는 을지로위원회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한 연설이 작용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인천 지역유세에서 신세계 쇼핑몰 건립에 대한 반대 뜻을 밝혀 중소상인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바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 지원 기구인 ‘을지로위원회’가 대통령 직속 기구로 격상될 지 주목하고 있다. 유통대기업이 을지로위원회의 주요 관리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업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 이에 업계는 유통 대기업이 신임 정부에서 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복합쇼핑몰 출점이 원래 만만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인근 소상공인과의 상생 문제는 시간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정부에서 무조건적으로 규제를 하기 시작하면 기업은 해당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신사업을 시도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