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레이팅 ’소비자편의 VS 시장 생태계 혼란‘ -대선주자 온도차, 文 ’부정적‘ 安 ’시장 자율‘ -가계비 부담 줄일 근본적인 대책 필요 주장도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서비스 활성화냐, 도입 억제냐’
이동 통신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제로레이팅(Zero-rating)’이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제로레이팅’에 대한 대선주자들의 ‘큰 그림’이 서도 다른 입장차를 보이면서 대선 결과에 따라 서비스의 운명이 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편익’과 ‘시장 생태계 혼란’ 등으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 활성화 여부에 따라 업계 간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제로레이팅은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사와 제휴해 소비자 대신 데이터 비용을 부담하고 콘텐츠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지난 2014년 3월부터 계열사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와 제휴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SK텔레콤 고객에게 11번가를 이용할 때 드는 데이터 비용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KT도 지난 3월부터 KT고객이 ‘KT내비’를 이용할 때 드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지분 15%를 인수한 지니뮤직과 협력해, 상품 가입 고객에게 일정 기간 동안 음원 데이터 비용을 무료로 제공한다.
특히 최근에는 SK텔레콤이 ‘포켓몬고’ 제작사 나이언틱과 제휴하면서 제로레이팅이 재조명됐다. 그동안 제로레이팅이 통신사 자사 서비스나 관계사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번 나이언틱과의 제휴는 다양한 콘텐츠 업체가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통신사, 콘텐츠사, 포털 등 업권별로 ‘제로레이팅’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통신업계는 가입자 유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 도입을 환영하고 있다.
반면, 포털업계와 콘텐츠업계의 계산은 좀 더 복잡하다. 단기적으로 자금력이 있는 대형 콘텐츠사들에게 유리할 수 있으나 스타트업체 등 소형사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결과적으로 시장 질서가 혼탁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통신사 네트워크망에 소비자, 사업자가 차별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망중립성’ 위배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는다.
칼자루는 정치권으로 돌아갔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망중립성 위배를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공약을 내건 상태다. 대선 결과에 따라 정부 정책에 온도차가 있기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부처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책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가계비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에 맞게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녹색소비자연대 측은 “소비자에게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하겠다는 제로레이팅의 방향성은 좋다”면서도 “그 방법은 소비자의 이용 패턴에 맞게 속도 제한 없는 충분한 데이터 사용량을 제공하는 방향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LTE 기본 데이터를 2배로 제공하는 것 등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