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警 금수원 재진입 왜?
유병언 밀항 등 해외도주 가능성…외국도피 일가·측근 소재도 미궁 美측 인도요건 따져도 1년 소요…장기미제 사건으로 남을 수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가 장기화되자 검ㆍ경이 11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본산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 재차 ’공권력 투입‘이라는 고강도 압박 카드를 뽑아들었다.
공권력 재투입은 지난 10일 “지금까지의 검거방식을 재검토하고 (유씨 검거에)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라”는 박 대통령의 강한 질책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검찰과 경찰은 물론 군까지 거의 정부의 모든 부처가 유씨 검거 작전에 동원되고 있다. 11일 오후에는 검찰과 경찰, 군 등 유관기관 실무 책임자들이 모이는 공조 방안 회의도 예정돼 있다.
금수원 진입을 비롯한 정부 차원의 강도 높은 움직임은 유씨는 물론 유씨 일가와 최측근 모두를 잡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판의 화살이 검찰을 넘어 정권으로까지 향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하지만 밀항을 시도 중인 유씨가 이미 국내를 빠져 나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금수원 재진입은 오히려 ‘뒷북’만 친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
또 미국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유씨의 차남인 혁기(43)씨와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 등 유씨 최측근도 이미 다른 나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높아 국제 사법 공조 강화나 조속한 송환 노력도 해외로 달아난 이들을 국내로 압송하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실제로 해외로 도피한 유씨의 차남 혁기씨와 최측근인 김혜경, 김필배 등에 대한 소재 파악은 보름 가까이 미궁에 빠져 있는 상태다.
세 사람은 유씨의 자금을 최측근에서 관리해 온 인물로 검찰은 유씨 검거 이후 재산 환수와 반드시 필요한 핵심 인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여권 무효화를 위한 여권반납 명령신청 등의 조치도 취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범죄인 인도 청구 요청도 했고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령도 내렸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들의 생활 근거지가 미국이라는 점만 파악하고 있을 뿐 정확한 소재지 파악은 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 법무부에서 우리 측 인도 요청이 양국의 범죄인 인도조약 요건을 충족하는지 등을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측이 인도 요건을 따져 보는 데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려 소재 파악 및 조기 검거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미국 영주권자로 거주여권을 소지한 혁기씨의 경우 이달 13일까지 여권 효력이 유효하다. 다른 곳으로 이미 빠져 나갔거나 도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미국 영주권을 소지한 한 교포는 “영주권자가 국경 인근 국가인 멕시코나 캐나다로 기차나 배로 이동할 때 여권 검사가 그리 깐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폴을 통한 적색수배도 인터볼 본부가 유럽과 달리 미주지역에서는 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검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서울중앙지검 출신 한 변호사는 “일단 해외로 빠져 나간 유씨 가족과 측근들에 이어 유씨 마저 해외로 달아나면 유병언 수사는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bonsa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