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1일 평양에서 우리의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에 들어갔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공식적으로 입법권을 행사하는 최고 주권기관으로 헌법과 법령 제정 또는 개정, 대내외 정책의 기본원칙 수립, 국가직 최고지도부 선출 등의 권한을 갖는다.
다만 북한은 노동당이 전사회를 영도하는 ‘당국가’이기 때문에 최고인민회의의 권한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위기설이 공공연히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오랫만에 모습을 드러낸데 이어 김 위원장 참석 여부가 주목됐다.
김 위원장은 최고지도자 반열에 오른 이후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매년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국가 예ㆍ결산과 조직개편, 내각 인사 문제를 심의ㆍ의결하는 등 최고인민회의를 정상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한 것은 그동안 7차례 중 2차례에 불과하다.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하는 사례가 많았고 작년 제7차 당대회를 통해 유일영도체계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올해도 불참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반면 최고인민회의 개막일이 김 위원장의 노동당 제1비서 추대 5주년이라는 점에서 대대적인 축하 분위기 조성을 위해 참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북한이 한국의 대선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감안해 대남ㆍ대외메시지를 내올지도 눈길을 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본래 대외적 측면보다는 대내적 측면에 중심을 두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고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핵ㆍ미사일 개발 정당성과 능력 고도화를 과시하면서 내부 결속을 도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이후인 2012년 제12기 5차 회의와 2013년 4월 제12기 7차 회의에선 핵보유국과 관련한 분명한 메시지를 내온 바 있다. 끝으로 핵심실세에서 최근 해임돼 연금된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 후임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원홍은 김정은 시대 출범과 함께 우리의 국가정보원장 격이자 국가보위상의 전신인 국가안전보위부장을 맡아 실세로 떠올랐지만 당 간부 고문과 허위보고를 이유로 최근 해임된 상태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김원홍의 국무위원 자격도 박탈하고 후임 국가보위상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는 여전히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당일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당 제1비서로 추대한 5주년이 되는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김정은 동지께서 선군혁명 영도로 백두산 대국의 존엄과 국력을 최상의 경지에 올려세운 것은 조국청사에 특기할 공적”이라고 칭송했다.
국제사회가 골치거리로 여기고 있는 북한의 핵ㆍ미사일을 김정은의 성과로 부각시킨 것으로 국제사회의 인식과는 크게 동떨어진 것이다. shindw@
shind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