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불법 IT 기기들에 국내 시장이 빠르게 잠식 당하고 있다.

‘사드 사태’ 이전부터 국내에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중국산 불법 전자기기는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강도 높은 규제책 마련이 요구된다.

7일 헤럴드경제가 미래창조과학부 국립전파연구원의 ‘부적합기기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3년 11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약 3년간 부적합판정을 받은 전자기기(118개) 중 절반에 육박하는(49.1%) 58개가 중국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산 부적합 전자기기 중에서 중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95%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만 적발된 중국산 제품은 2건에 이른다.

이들은 전파 간섭으로 주변기기에 장애를 일으키거나 기기 자체의 오작동, 전기적 성능 저하로 사고의 위험이 있는 제품들로 전파법 위반에 해당한다.

중국산 불법 IT기기는 대부분 중국 현지에서 조립, 제조된 후 국내 총판을 거쳐 유입되고 있다. 중국 유명 IT 업체들이 직접 갖고 들어오는 사례도 있다.

불법 제품은 성인용품에서부터 카메라, TV, 무선공유기, LED 모니터, 전기레인지, 청소기, LED 스탠드, 카드리더기, CCTV 등 생활용품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가전업체 하이얼, 스마트폰ㆍ카메라 제조업체인 샤오미, 세계 최대 소비자용 드론 업체인 DJI의 제품도 포함돼 있었다.

최근에는 드론 열풍을 타고 드론 무선 조종기, 완구용 드론, 드론 무선 확장기 등 기준 미달의 드론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는 과정에서 적발됐다.

정부는 불법 IT기기에 대해 전파법에 의거해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 1차 위반시 시정명령(1개월), 2차 위반때는 생산, 수입, 판매 또는 사용중지명령(2개월), 세 번 위반하면 적합성 평가를 취소하고 있다.

실제로 적합성 평가 취소로 제품이 회수된 경우도 있다. A사는 처음에 인증을 받은 제품의 인증번호를 다른 제품에 붙여 판매하다가 적발돼 적합성 평가가 취소됐다.

시중에 유통된 이 회사의 제품은 모두 회수돼 폐기처분 됐고 1년 동안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가 금지됐다.

정부 당국은 이 같은 중국 불법 기기 유통이 정부의 단속 시스템을 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제품들 다수가 정상 부품을 사용해 시판 전 표본 검사를 통과한 뒤 판매 단계에서는 저가의 부품으로 바꿔끼워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불법 기기가 적발되더라도 정부의 판매중지명령이 강제사항이 아니라 권고사항인 데다 일선 대리점까지는 단속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로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에서 제조된 불법제품은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피해가 났을 경우 소비자들이 A/S를 받기도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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