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일자리와 복지를 챙기는 시장’을 슬로건으로 내건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의 패배는 세월호 참사 등 외부 요인 보다는 본선을 대비한 선거전략의 부재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한측면이 있고, 천만 서울 시민의 행복을 위한 밑그림이 충분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 후보는 출마 의사를 표명한 올해 초 일부 여론조사에서 현직 시장이던 박 후보를 넘어서며 주목받았다. 특히 당내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의 물밑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압도하면서 손쉽게 ‘기호 1번’을 거머쥐었다.
문제는 본선이었다. 때마침 터진 세월호 참사 수습에 실패한 정부ㆍ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은 악재가 분명했다. 하지만 대처 방법에 따라 정 후보가 강조했던 ‘능력’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막내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이 터지면서 초반부터 수세적인 입장에 몰렸다.
정 후보 캠프는 박원순 후보 ‘흠집내기’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네거티브 공세’는 박 후보의 국가관과 안보관에서 시작해 박 후보의 부인 강난희 씨의 출국설과 성형설 등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로 이어졌다.
“농약에 오염된 식자재가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각급학교로 들어갔다”며 제기한 의혹은 네거티브 공세의 분수령을 이뤘다. 박 후보 측은 “시에서 먼저 나서서 감사를 요청한 것”이라고 맞서면서 진실게임으로 확전됐다.
문제는 네거티브 공세가 오히려 유권자의 뇌리에서 정 후보의 이름 세 글자를 지워버렸다는 점이다. 유권자들은 “정 후보가 내세운 공약이 뭔지 모르겠다”, “내용이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실제 정 후보는 ‘안전하고 쾌적한 지하철 만들기’, ‘용산 개발 재추진’ 등 69개 주요 공약을 내놨지만 4년간 공약 이행을 위해 소요될 53조2000억원 중 90%를 “민간 자본에서 조달하겠다”고 밝히는 등 구체적인 이행 방식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공약이 아닌 ‘비전’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지지율 격차는 줄어들지 않았고 막판에 “박 대통령을 지켜달라”며 청와대에 기댔지만 패배의 쓴잔은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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