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부담 국책銀에만 집중 시중銀 하반기 ‘베일인’ 도입 관건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 우리나라 국책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더 위험한 상태에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대신 시중은행에 대해서는 유사시 정부가 공적자금 등으로 지원하는 장치가 약화되면 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일 S&P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성장보다 위험관리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신용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순이자마진(NIM)이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고, 대손비용 상승압력도 비교적 완만해 올해 은행의 수익성은 지난해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S&P는 전망했다. 실제로 국내 은행의 NIM은 2011년 2분기 2.32%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2분기 1.56%까지 축소됐다가 최근 축소세가 둔화된 상태다.

정홍택 S&P글로벌 신용평가 이사는 “국내 은행들은 신용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고 현재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P는 하지만 국책은행은 올해에도 시중은행과의 자체 신용도 격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해운과 조선업종 위험노출액이 커 높아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된 탓이다.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줄여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고 대손비용을 감소시킨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시중은행이 그 동안 누려왔던 높은 신용등급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S&P는 경고했다. 선순위 채권자도 손실을 부담하는 ‘채권자 손실분담(Bail-in, 베일인)제도’가 도입되면 국내 은행의 신용도를 지탱해왔던 정부의 지원가능성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시중은행들이 마구잡이 식 대출로 이자는 벌어들이면서, 막상 부실이 발생했을 때는 정부에 손을 벌릴 수 있는 여지가 차단되는 셈이다. 실제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면 최소 한 두 등급 이상 신용등급이 하향할 가능성이 있다.

정 이사는 “베일인 제도가 도입되면 S&P는 국내 은행에 대한 정부의 지원의지를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은행권에서 S&P가 시스템적으로 중요하다고 평가하는 은행들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되면 자산건전성이 훼손되고 대손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며 “가계부채 수준이 높고 원리금 상환능력도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어 가계대출 건전성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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