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대상ㆍ기간ㆍ인력 한계 있는 특검 -공수처ㆍ수사권 조정…검찰 적극 수사 예상 -“특검보다 훨씬 샅샅이 훑은 것…좋아할 일 아냐”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특검 칼날을 피한 게 득(得)일까 독(毒)일까.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기간이 28일로 끝난다. 특검팀은 현재 구속상태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수뇌부를 기소하며 대기업 수사를 마무리 짓는다.
특검팀 관계자는 “SK, 롯데, CJ에 대해서는 검찰에 자료를 넘길 것”이라며 “수사를 할지 말지는 검찰에서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 수사를 받지 않게 된 대기업들은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특검에 비해 훨씬 방대한 인력과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검찰이 수사에 나설 경우 더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은 그간 재단 출연금을 낸 대기업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지난 17일 “수사 기한이 연장 되면 현재 수사대상 14가지 중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부분을 중심으로 수사할 예정“이라며 ”아직 수사하지 않은 나머지 대기업 수사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특검보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낸 수사기간 연장 신청 공문에도 대기업 수사가 미진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8일로 특검 수사가 종결되면서 이 계획은 더이상 추진할 수 없게 됐다.
특검이 기업별로 혐의를 둔 점은 이들이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지원하고 특정한 대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SK그룹은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의 자금을 출연해 그 대가로 최태원 회장이 사면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자금 출연을 전후한 2015년 8ㆍ15 사면으로 출소한 최 회장이 지난해 2월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점이 의혹을 받아왔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박 대통령과의 독대 이후 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을 기부한 뒤 돌려받았다. 이 과정에서 면세점 특허권을 두고 대가성 거래가 있다는 의혹이 있었다. 검찰 역시 지난해 11월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와 관련해 의혹을 받고 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2015년 11월 27일 박 대통령과 독대에서 사면을 청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으로부터 “좌파 성향의 영화를 만든다”는 지적을 받곤, 현 정부 성향에 맞춘 영화 제작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들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이후 압박을 크게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삼성 이외 다른 대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 계속 이어나갈 것인지다.
일각에선 특검을 피한게 대기업에겐 더 부담될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서면 대기업 입장에서는 훨씬 부담이라는 것이다. 현행 특검법 제2조는 수사 대상을 14개 항목으로 규정해뒀다. 특검이 수사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또 특검의 수사기간에는 끝이 있으며, 수사에 투입되는 인력에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검찰이 본격적으로 나서면 수사대상 폭은 훨씬 넓어진다. 별건으로 압박해 진술을 받아낼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수사기간 제약도 없다. 가용할 수 있는 인력과 자원, 지원받을 수 있는 유관기관의 협력 역시 특검에 비해 훨씬 방대하다.
검찰이 칼을 벼르고 있다는 이야기도 안팎으로 들린다. 검찰 입장에선 특검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시킨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검ㆍ경 수사권 분리’ 주장이 일고 있는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스스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특수통 검사장 출신 모 변호사는 “특검에서 수사를 받았다면 최소한도로 받았을 수도 있었을텐데 검찰에서 수사를 하면 훨씬 샅샅이 훑은 것”이라며 “검찰도 분위기가 많이 바뀐 만큼 사건 수사를 안 할 수가 없다. 지금 상황이 꼭 그렇게 대기업들이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고 했다.
jin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