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높은 도덕성과 윤리성을 갖춘 기업만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도덕성과 윤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이 지난 21일 단행한 인사는 이런 의중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5년도 인사까지도 신격호 총괄회장의 재가를 거쳐 이뤄졌고, 경영권 분쟁 등의 영향으로 2016년 인사가 거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번 인사는 신 회장이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낸 첫 단독 인사다.
롯데의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준법경영, 사회공헌과 관련된 조직의 비중이 매우 커졌다는 점이다.
우선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던 정책본부 조직을 ‘경영혁신실’과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위원화’라는 두 조직으로 나눠 출범시켰다.
이는 투명경영과 사회공헌 두 토끼를 잡기위한 신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준법경영ㆍ법무ㆍ감사 기능을 수행할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준법경영 관련 규칙과 정책을 수립하고 각 계열사의 준법경영 실행 여부를 점검한다. 여기에 본사 인력 140명중 약 3분의1인 40명을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아래에 뒀다.
이는 지난해 6월 4개월여 검찰수사를 받은 뒤 신 회장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좋은 기업이 되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도 “이번 인사에서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신설하고 인력을 보강한 것은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소진세 사장에게 ‘투명경영’, ‘사회적 책임’을 실행에 옮기는 막중한 책무를 맡겼다. 특히 소 사장은 ‘회장 보좌역’도 겸임한다.
롯데 내부에서도 소 사장은 2014년부터 그룹의 대외협력단장을 맡아 폭넓은 인맥을 토대로 각계 각층 인사들과 롯데를 연결하는 소통을 주도했기 때문에 사외 위원들과 소통하며 롯데를 개혁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또 이번 인사의 특징 중 하나인 경영혁신실장 황각규 사장의 부상도 눈에 띈다. 황 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그동안 대형 인수ㆍ합병(M&A), 해외 우즈베키스탄 화학 플랜트 준공 등을 통해 화학ㆍ렌털 사업을 그룹 주력 사업군으로 키우며 역량과 성과를 입증했다.
황 사장은 첫 경영혁신실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그룹 전반의 기획, 조정 업무를 책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고(故) 이인원 사장의 공백을 잇는 새로운 ‘2인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편 롯데그룹의 두축 중 하나인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외부 영입을 추진중이다. 위원장을 비롯한 내부 조직 체계가 완비되면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의 준법경영이나 도덕적인 기업문화 확산에 기여할 외부 인사를 모셔서 준법의지를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준비단계이며 조직체계가 완비되면 본격적으로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