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서 6 · 4지방선거 사전투표…실종자 가족 대부분 투표포기 수색작업 매진 잠수사도 불참

“가족이 바다 속에 있는데 투표를 할 수 있겠어요? 투표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30~31일 이틀간 전국에서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가운데 세월호 사고 현장인 전남 진도군에서도 사전투표가 실시됐다.

그러나 지난 21일 이후 9일째 실종자 16명에 대한 추가 수습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진도에 체류 중인 실종자 가족 대부분은 투표 참여를 포기했다. 투표가 국민의 의무이기는 하지만, 자식 잃은 허망한 부모 심정을 감안하면 싸늘한 진도 현장의 표정은 이해가 간다는 게 중론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안타깝고도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과 진도 실내체육관 등에 상주하고 있는 실종자ㆍ피해자 가족, 자원봉사자, 취재진 등은 모두 400명 정도로 추산됐다.

팽목항과 실내체육관에서 가장 가까운 사전투표소는 임회면사무소, 진도읍사무소다. 대책본부는 이곳에 체류 중인 가족ㆍ봉사자 등을 위해 이날 투표소로 가는 셔틀버스를 하루 네 차례 운영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팽목항에 머무르는 실종자 가족 등은 인근 임회면사무소에서, 진도실내체육관에 있는 이들은 진도읍사무소에서 사전투표를 할 수 있도록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은 대부분 투표 장소에 가는 것을 꺼렸다. 실제 최근 열린 가족대책회의에서 “우리가 지금 투표를 할 상황이냐”는 가족들의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한 자원 봉사자는 “실종자 가족의 참담한 심경을 감안하면, 개인적으로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라고 했다.

실종자 수색 작업 중인 잠수사들 역시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상황이 아니었다. 세월호의 구조를 맡은 민간 구조업체 관계자는 “잠수사는 수색작업에만 집중하고 있어 투표할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진도에 장기간 머무르는 자원봉사자와 공무원의 경우에는 사전투표에 상당수 참여했다. 앞서 팽목항에 체류 중인 한 자원봉사자는 “하루나 이틀간 진도에 머무르는 봉사자는 사전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지만 앞으로 이곳에 쭉 있을 봉사자는 사전투표소에 갈 것”이라고 했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이날, 오전 8시께 팽목항에서 파견 근무중인 울산 지역 경찰 20여명이 야간 근무후 임회면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

팽목항에서 근무하는 울산 지역 경찰관 A 씨는 “야간근무를 끝내고 아침식사를 하고 숙소에 가기 전에 투표하러 들렀다”며 “모두들 자율적으로 투표소를 찾은 것”이라고 했다.

사전투표제도는 선거권이 있는 주민들이 부재자 신고 여부 및 주소지와 관계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선거일 이전 금ㆍ토요일에 전국 읍ㆍ면ㆍ동사무소에서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진도=민상식·배두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