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 VR(이하 PSVR)'과 'PS4 프로'의 매진 사례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해당 제품을 찾아볼 수 없고, 정식 매장에서는 예약도 받지 않는 상황이다. 연일 PSVR과 PS4 프로의 매진 사례를 겪자 웃돈을 받고 물건을 판매하는 중고거래도 성행 중이다. 이 와중에 유통업체마저 '프리미엄'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유저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비정상적인 유통 구조'가 만들어낸 웃지 못 할 상황을 밀착 취재했다.
# 소니 정식매장에는 '없고', 전자상가에는 '있다'
용산의 플레이스테이션 정식매장 한가운데 놓인 PS4 박스 더미 사이에서 PSVR과 PS4 프로는 없었다. 해당 매장에서는 PSVR과 PS4 프로의 어떠한 예약도 받지 않고 있었다. 제품을 기다리는 대기자가 너무 많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심지어 웃돈을 주면서 예약을 부탁하는 사람도 있지만 형평성을 고려해 일체 예약을 받지 않고 있었다.
전자상가로 발걸음을 옮기자 첫 번째 매장에서부터 PSVR과 PS4 프로가 눈에 들어왔다. 해당 매장 뿐 아니라 대부분 매장에서 두 제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 매장에 다가가 실제 PSVR의 구매 가능 여부를 묻자 돌아온 '몇 번 세트요?'라는 대답이었다. 상가 내 매장에는 세트 단위로 모두 제품들의 물량을 구비하고 있었다. 해당 매장에서는 'PSVR 3번 세트' 68만원, PS4 프로는 60만원이라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정가에 10만 원 정도 '웃돈'을 얹은 가격이다. 근처 다른 매장들도 비슷한 가격대를 보였다.
상가 내 점주들은 PSVR과 PS4 프로를 총판을 통한 정식 루트로 수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매장들은 총판을 통해 국내 소비자용으로 입고된 상품을 다른 점포에서 '프리미엄'을 더해 다시 구매하는 방식으로 물량을 수급하고 있었다. 점주들은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일단 들여 놓는 것이 답'이라는 입장이다. 제품이 입고됐다는 소식만 나와도 수백 명의 고객들이 순식간에 줄을 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PSVR과 PS4 프로를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을 통해 추가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으로 보인다.
# 총판, SIEK "문제는 '과잉수요' … 해결책은 '아직'"
이 같은 '웃돈 거래'는 '수요 과잉'로 인해 벌어진 문제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실제 공급되는 물량이 충분한 편은 아니지만, 이에 비해 구매하고자 하는 유저들이 워낙 많다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한 소니 대리점 관계자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 현재 PSVR이나 PS4 프로의 공급량이 눈에 띌 정도로 '적은 편'은 아니라고 답하며, '수요'가 넘치기 때문에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한 매장 점주는 "전통적으로 일본 기업들은 철저히 계산된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이유로 지적하기도 했다.
업체들마저 '웃돈 거래'에 뛰어든 현재의 유통구조에 대해, 총판 측에서는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실질적으로 전체 물량을 예약 판매로만 진행하거나, 혹은 특정 업체들만 선정해 물량을 배포한다고 해도 완전한 '문제해결'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만약 점주들이 유저들과 함께 줄을 서서 정당하게 제품을 구매한다면, 결국 유저보다 업체들이 업체들이 정보가 빠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이 문제는 반복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또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SIEK)는 이 문제에 대해 "현재 물량부족은 비단 국내 시장만이 아닌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하며, "현재 상황으로서는 PSVR과 PS4 프로의 물량부족 문제가 언제 해결될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며 관련 논란을 일축했다.
# 유저들 마음 달랠 해답은 결국 '소통'
유저들은 제조사와 총판의 책임 여부를 생각하기 이전에, 유저들과 '대화'하려는 노력이 선행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여전히 제품 구매에 어려움을 느끼고 항의하지만 언제나 물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만 반복되고 있다. 해명은 없고 불만은 쌓이니, 수습까지 힘든 상황이 이어지며 서로가 '불편한 관계'에 놓인 실정이다.
적어도 언제 어떻게 물량이 풀리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해 '업주들만 갖는 정보'가 아니라 유저들도 함께 얻을 수 있는 '투명한 정보'가 돼서 서로 평등한 위치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SIEK와 총판 등 관계사들의 적극적인 해명과 문제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절실한 상황이다.
유저들의 마음이 떠난 후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맞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임홍석 기자, 정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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