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이우환 김창열 정창섭 정상화 윤형근 등 한국의 추상미술이 아시아 마켓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홍콩에서 열린 아트페어와 미술품 경매에서 이들 작가의 추상화가 호평리에 판매되는 등 한국 미술품이 잇따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 작가의 단색화 작품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시각이 확대되면서 근래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가 지난 24∼25일 홍콩에서 연 ‘아시아 20세기및 컨템포러리 아트’ 경매에서 한국 작가의 근현대 작품은 비교적 높은 호응을 얻으며 낙찰됐다. 이우환의 1979년작 추상화인 ‘점으로부터’는 경매 추정가(800만∼1000만 홍콩달러)를 웃도는 1264만 홍콩달러(수수료 포함, 한화 약 16억7000만원)에 팔려나갔다.
서울옥션이 26일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한 ‘제13회 홍콩 봄경매’에서도 한국 작가의 작품 중 상당수가 경합 끝에 팔렸다. 이날 경매에서 이우환의 1975년작 ‘선으로부터‘(주홍빛 작품)는 경매추정가를 웃도는 1369만2000 홍콩달러(약 18억800만원)에 낙찰됐다. 전화, 서면, 현장 응찰자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 가운데 최종적으로 현장 응찰자가 새 주인이 됐다.
또 김창열의 1977년 작 ‘물방울’도 추정가(45만∼60만 홍콩달러)보다 높은 87만4500 홍콩달러(약 1억1500만원)에 팔렸다. 이날 서울옥션 홍콩경매에 출품된 김창열의 작품 4점은 모두 팔려나갔다. 단색화 작가 정상화의 ‘무제 82-7-16’ 또한 추정가의 2배에 달하는 70만2000 홍콩달러(약 9200만원)에 판매됐다.
한편 지난 14~18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아트바젤 홍콩‘에서도 한국의 단색화 작품들은 큰 관심을 모으며 팔려나갔다. 국내 갤러리로는 유일하게 스위스의 아트바젤(6월), 아트바젤 마이애미(12월), 아트바젤 홍콩(5월, 내년부터는 3월)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 국제갤러리는 올해 페어에서 정상화의 단색화 작품 2점을 출품해 프리뷰 때 모두 팔았다.
국제갤러리 이현숙 회장은 “작년 봄 런던 프리즈에 한국 단색화 작품을 묶어 선보인 이래, 한국 단색화에 대한 해외 미술관및 컬렉터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앞으로 한국의 단색화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조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 아트바젤 홍콩의 ‘인사이트’부문에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 작품으로 참여한 박여숙화랑 또한 천자문 위에 물방울들을 그린 김창열의 대작 회화를 비롯해 다수의 작품을 판매했다.
이번 아트바젤 홍콩에 작고화가 윤형근의 미니멀한 모노크롬 회화 2점을 선보인 pkm갤러리 또한 작품에 대한 해외 미술애호가들의 반응이 무척 좋았다고 전했다. 특히 해외 미술관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표명했다는 것.
이처럼 한국 단색화및 모노크롬 회화가 해외에서 더 인기가 높자, 국내에서 단색화 연구및 전시 큐레이팅 등을 진행해온 윤진섭 교수(호남대)는 “작품을 판매하는 것과 함께, 알차고 짜임새있는 기획전과 비평 등을 통해 한국의 단색화를 세계 무대에 체계적으로 알리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