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5년 동안 확고한 권위를 세우는데 성공했다며 북한 급변사태를 전제한 현재의 통일정책은 수정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2일 오후 예정된 세종연구소-북한학회 공동 학술회의에서 앞서 내놓은 ‘김정은 정권의 정치적 안정성 평가’ 발표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 집권 초기 상당수 전문가가 ‘장성택 섭정 군부집단지도체제’ 출범을 예상한 것과 달리 김정은은 안정적으로 공식적 권력승계를 했다고 평가했다. 권력승계가 가능했던 이유는 김정은이 이미 2009년부터 인민군 총정치국을 통해 군대를 장악했고 파워 엘리트 역시 국가안전보위부를 통해 확고하게 장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정 실장은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아 있을 때 독자적으로 현지지도까지 했다는 점을 주목하며, ‘수령의 후계자’로서 모든 간부들에 우월적 지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김정일이 사망한 2012년까지 약 3년간 김정일과 공동으로 북한을 통치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김정일 사후 김정은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군부와 당 간부들을 차례로 제거함으로써 절대권력자의 지위를 공고히 했고, 북한에 권력의 3대 세습을 정당화하는 군주제적(君主制的)인 정치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적어도 단기적으로 북한체제의 안정성에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김정은 정권이 불안정하다는 인식 하에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소극적이었으며 북한 급변사태 대비 계획을 수립하거나 ‘통일대박론’에 기초한 일방적 통일 준비를 진행했다고 그는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희망적 사고’에 기초한 흡수통일 논의는 북한으로 하여금 체제생존을 위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더욱 매달리게 하는 한가지 배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정 실장은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김정은 정권의 정치적 안정성을 정확히 파악해 현실성 있는 통일ㆍ대북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의 건강이 심하게 악화돼 공개활동이 장기간 중단되고 업무 수행에 큰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정권이 갑자기 붕괴하지 않을 수 있다”며 “설사 북한 내부의 쿠데타로 김정은이 실각하게 되더라도 개혁파가 집권하지 못한다면 이는 북한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북한 지도부 내에 개혁파가 형성되고 그들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돼 궁극적으로는 유사시 그들이 집권할 수 있도록 변화의 싹을 키우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과 대화 및 교류협력이 필요하다는 게 정 실장의 주장이다.
정 실장은 “한국의 차기 정부는 북한 핵ㆍ미사일 실험에 대응해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것과 같이 북한의 개방 확대와 반대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북핵 문제와 남북 경제사회문화교류협력을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대해서는 한국의 독자적 핵억지력 확보로 대응하면서 교류협력을 체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북한 경제와 주민의 대남 의존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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