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온라인' 27일부터 1차 CBT돌입 … RTS틀 버리고 과감히 MMORPG도전장
엑스엘게임즈만의 시각으로 재해석 … 1주일단위 시즌 제도 등 참신한 시도 주목
세계 4대 게임 개발자 혹은 그야 말로 살아 있는 전설 시드마이어의 대표작 '문명'이 국내에서 온라인 버전으로 개발돼 공개를 앞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국내에서 MMORPG장르를 일궈냈고 이른바 전설적인 개발자로 불리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개발을 맡았다. 시드마이어의 '문명'이 RTS장르라면 송재경의 '문명'은 MMORPG다. 양 국가, 아니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두 개발자들의 만남은 어떤 시너지를 불러올까.
엑스엘게임즈의 야심작 '문명 온라인'이 기반 작업을 마치고 드디어 시험대에 오른다. 오는 27일(내일) CBT를 시작으로 일반에 공개를 시작한다.시작전부터 잇달아 충격적인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CBT에서 확인해 봐야할 주요 관점을 짚어 봤다.
관점1. 문명 I.P 과연 진짜 인기있을까?
PC 패키지 게임 '문명'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면 흥미롭게도 고정적인 반응이 뒤따른다. '다이아몬드를 준다면 유혈사태는 잃어나지 않을 것이다'는 '문명5'의 간디 이야기나,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이라며 역사상 가장 중독성 높은 게임 중 하나라는 이야기도 대부분 뒤따라 나온다. 한때 온라인 유머 사이트들을 주름 잡으며, 개그 트렌드 '필수요소'로 대접받던 이 게임은 이미 국내에서 든든한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물론 '국내 패키지 판매량 예상치를 보면 '대세'라고 부르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 업계관계자들은'문명 온라인'의 이번 CBT에 약 10만여명이 신청자로 참가했다고 추산하는데, 역시 확신하기는 어렵다. 기반 I.P를 생각하면 더 많은 유저들이 몰려야 정상일터다. 유머 코드와 실제 게임간의 괴리가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관점2. 뭐 문명인데 MMORPG라고?
'문명 온라인'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기자의 머릿속은 단 한가지 이미지 밖에 없었다. RTS성향이 있는 '문명'의 대전 요소들을 뽑아내, 마치 '스타크래프트2'처럼 온라인상에서 방을 개설하고 게임을 즐긴 뒤 승패를 나누고, 레더 점수를 계산하는 형태의 게임이 그것이다. 후배가 '문명 온라인'의 장르를 MMORPG라고 쓰면, '무슨 소리 하느냐'며 면박을 준 뒤 'RTS'장르로 고쳐 써줄 정도였다.
당연히 그럴 것이라 믿었다. 주변 개발자들은 물론 유저들에게 물어도 별반 다르지 않은 답이 나왔다. 심지어 CBT를 며칠 앞두고 있는 지금까지도 '문명 온라인'이야기를 꺼내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온다. 불과 얼마 전, 엑스엘게임즈의 공식 발표로 MMORPG라는 이야기를 듣기 전 까지는 말이다.
그렇다면 원작의 팬들은 우선 이 게임을 접하면서 느낌표가 아닌 물음표부터 띄우고 시작할 것임에 틀림이 없다. 자신들이 익숙한, 그리고 기대했던 게임이 아닌 새로운 게임이라는 점에서 원작 마니아들의 지원 사격을 등에 업는 것은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
I.P기반으로 한 게임들이 참신한 시도, 즉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게임을 내놓을 경우에 상상을 초월하는 역풍을 맞았음을 감안하면 위험한 도전일 수 있다.
관점3. 새로운 시도, 과연 통할까
엑스엘게임즈의 발표를 보면 '문명 온라인' 참신한 게임성들로 가득한 플레이가 눈길을 끈다. 게임 전반을 관통하는 코드들은 기존 국산 온라인게임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내용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가는 점은 '세션' 제도다. 1주일단위로 게임을 리셋해버리는 시스템은 가장 큰 리스크일수도 있다. 장기간 플레이를 유도하고,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장비를 강화해나가는 재미를 주된 재미로 삼는 게이머들이 이 시스템으로 인한 괴리에 얼마만큼 적응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변수다.
당연히 게임을 오랫동안 플레이 해 본 유저들은 플레이하면서 숙련도, 소위 '개념'과 같은 부분들에서는 압도적인 차이를 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문명 온라인은 카드 시스템이나, 시민 스킬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유예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 세션이 끝나고 나면 경험치를 축적해 시민 레벨을 올리고 이를 스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비슷한 사례로 리그 오브 레전드의 룬 시스템을 연상하면 되는데, 이 게임의 경우 한 세션을 완료한 보상으로 IP를 획득하고 룬을 구매해 게임상에서 어드벤테이지를 얻는다.
이 외에 게임상에서 레벨업 개념이 존재하고, 스킬 트리 개념 등도 함께 공존하기 때문에 해당 시스템이 어떻게 동작할지도 유념해봐야할 관전 포인트다.
관점4. 주류 혹은 비주류 서바이벌형 MMO의 도전
이 게임의 가장 큰 흥미 요소는 바로 '서바이벌'과 '건설'의 만남이다. 문명(그룹)단위로 움직이면서 상대방의 전투에서 살아남고, 또 문명을 발전시켜야 하는 공통된 목적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 최근 전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트렌드인 서바이벌 MMO형태(건설+PVP+테크트리) 시스템이 주된 재미다.
'마인크래프트'나 '데이즈', '돈 스터브' 등과 같은 게임들의 재미가 기본적으로 녹아 있다. 다른 점은 더 큰 범위로 문명이 확장되기 때문에 빌드의 차이가 크고, 게임의 생명력이 더 길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 게임은 국내에서는 실험적인 도전을, 해외에서는 주류 장르에 대한 도전을 꾀하는 게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도 마인크래프트는 청소년들의 베스트 게임으로 손꼽히며 인기를 끈 바 있다. 또, 유명 BJ들의 활약으로 데이즈나 돈스터브와 같은 게임들도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관련 게임성에 익숙해 있을 유저들의 잠재력과, 그들이 정식 MMORPG로 유입될 수 있을지가 승부수 일 수 있다.
관점5. '아키에이지'의 깊이 부족, 만회할 수 있을까
'문명 온라인'에서 전반에 내세운 시스템은 사실 '아키에이지'의 기본 틀과 어느 정도 닮아 있다. 자료를 모아 건설을 하고, 해상에서 전투를 하는 시스템 등 기본 콘텐츠들은 이미 개발이 완료된 콘텐츠다. 기본 개발상에서는 충분히 성능과 안정성을 입증 받으면서 발전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바로 '깊이'. 유저들은 '아키에이지'를 이야기하면서 커버 가능한 분야는 많은데 깊이가 없다는 평가로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좀 더 디테일하게 파고들면서 집약적인 개발이 가능했을까.
현재 시점에서 보면 '아키에이지'가 광범위한 자유도를 추구했다면 '문명 온라인'은 좀 더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자유도를 목표로 하고 있어 집약적인 개발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각 건물들의 외형적인 면 보다 기능적인 요소에 집중하면서, 분야에 관심이 덜한 유저들도 동기 부여가 되면서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점6. 난해한 게임 밸런스 어떻게 잡을까
게임이 정상적인 구도로 흘러가면 가장 난제에 부딪히는 점은 바로 국가간 밸런스다. 총 4개 문명이 우선 공개될 예정인데, 반대로 이야기하면 4개 국가간 전투가 게임의 핵심이다. 게임 진행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도태되는 문명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점이 최대 단점이다. 과연 몰락한 문명의 유저들은 이 게임을 계속할 수 있을까. 다음주까지 기다려서 게임을 할만큼 가치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 문명이 한장 발전중인 상황에서 게임을 시작하는 유저들의 괴리도 고려해야할 사항 중에 하나다. 1주일동안 게임을 진행하면서 화요일은 구석기 수요일은 중세 로마시대 목요일은 현대 금요일은 미래라고 가정한다면 화요일부터 꾸준하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강력한 기반을 마련한 유저와, 금요일쯤에 게임을 시작해 현대 시대부터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격차는 해당 세션 중에서 극복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같은 맥락에서 하루 정도 게임을 플레이 하지 않은 유저들은 1주일을 망쳐 버릴 수도 있다. 반대로, 이와 같은 유저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할 경우에는 세션 초기부터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 하는 유저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된다.
즉, 이 게임은 다른 MMORPG에 비해서 수시로 이탈자가 나온다고 볼 수 있으면서도, 반대로 수시로 복귀유저가 나올 수 있는 점도 흥미로운 시도다. 기존 게임 운영 방식으로는 쉽게 커버할 수 없는 데이터들이 쌓일 것이고, 수시로 고민하는 게임 운영이 필요하지 않을 수 없다.
관점7. 각 진영을 대표하는 리더의 존재 유무는?
현실적으로 국내 게임은 주로 한 국가가 강하고 나머지 국가는 약한 형태로 게임이 흘러 간다. 강한 국가는 너무나도 인구가 많아서 주체를 할 수 없고,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들은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승리할 수 없는 구도가 주로 나온다.
때문에 단일 국가 vs 국가시스템은 흥행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국가가 많아질수록 이 시스템은 더 크게 작용하는데, 심할 경우 인구 비율이 90%대 4%대 3%대 3%까지 떨어지는 상황도 각오해야 한다. 물론 인구 밸런스를 통해 통제하겠지만, 역시 이 '인구 밸런스'라는 것도 '동시접속자'를 기반으로 한 밸런스가 아니라 전체 인구수여서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의 붕괴를 불러 일으키는 상황이 도래한다.
운 좋은 게임의 경우에는 1강을 견제하기 위해 나머지 국가들이 힘을 모아 함께 대항하는 상황도 종종 발견되기도 한다. 각 세력을 리딩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직접 나서서 비밀회동(?)을 갖고 전략을 짜는 장면도 종종 보이기도 한다. 예를들어 로마가 강하기 때문에 이집트가 빠르게 테크트리를 올려 핵을 개발하고 중국이 대신 방어를 해주는 식이다.
물론 일련의 행동을 담당하는 것은 유저들이기는 하나, 역시 판(?)을 짜는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줄 아는 훌륭한 유저들이 모여야 이 같은 밸런스가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과연 '문명 온라인'에서는 각 문명을 좌우할 정도로 카리스마 있는 유저들이 나올 수 있을까. 이에 따라 유저들의 정착 여부도 어느 정도 판가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관점8. 새로운 게임 시장 판도 열 수 있을까.
그간 국내 게임 업계를 바라보면서 '참신한 게임이 나와야 성공한다'는 목소리가 종종 회자되기도 했다. 반대로 '새로운 시도'를 하더라도 게이머들이 즐겨주지 않는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파격적인 시도를 하는 게임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엑스엘게임즈의 '문명 온라인'은 장르의 성공 공식이라 불렸던 요소들을 과감히 배제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한 점들이 눈에 띈다. 아직 1차 CBT인 만큼 풀어야 할 숙제들도 한가득이다.
엑스엘게임즈 특성상 수 차례 테스트를 더 할 것으로 보이고, 언제 송재경 대표가 특유의 목소리로 '재미 없잖아'라며 프로젝트를 폐기해버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많은 수정이 뒤따르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분명 참신한 게임이 틀림이 없다.
때문에 이 시점에서 '문명 온라인'의 시도는 반드시 주목해야 할 전기가 될 수 있다. 과연 게이머들이나 개발자들의 말과 같이 참신한 시도, 파격적인 시도를 하는 게임이 성공할 것인가. 결과 유무에 따라 향후 게임 개발 기업들의 참신한 시도가 이어질지 혹은 기존 공식에 좀 더 안주하는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미리 점쳐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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