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민의당의 중심축이 '안철수계'에서 호남의원으로 옮겨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동철 의원이 비대위원장 직을 맡고 나서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친안(親안철수)계인 원외 인사 중심으로 당이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들이 있어왔다. 이른바 '안철수 사당화'에 대한 비판이다. 안철수 전 대표와 당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호남 의원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당 핵심관계자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김동철 위원장이 임명되면서 호남 의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조직강화 특위 위원장에 현역의원들이 배제되는 등 그동안 당이 안철수 전 대표 인사 중심으로 운영된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호남 의원들이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것은 안철수 전 대표와 당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빠진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전남의 황주홍, 정인화, 광주의 최경환 의원, 천정배계로 알려진 박주현 의원 등의 비안계 원내인사가 조직강화특위 위원으로 내정됐다. 그전의 조직강화특위 위원으로는 원내인사가 없었다. 조직강화특위는 전당대회와 대선을 앞두고 지역기반을 다지는 지역위원장 인선과 관련돼 있다. 이들 내정에는 김동철 위원장의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이 많다.

그간 국민의당 내에선 호남의원과 안철수계가 중심이 된 비호남 인사들간의 당내 헤게모니 다툼이 있어왔다. 호남 의원들은 ‘호남중심론‘을 외치며 국민의당이 대선승리를 위해선 호남색을 잃어버리면 안된다는 주장을, 친안계 인사들은 전국정당을 표방하기 위해서는 호남색이 옅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사무총장직을 놓고도 갈등이 있었다. 친안계 원외 인사인 김영환 사무총장을 두고, 호남의원 사이에서는 원내인사가 사무총장을 맡는것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 운영이 원내 중심으로 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달 박지원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이유로 사무총장 직에서 물러났고 박 위원장은 당내 분위기를 반영해, 전북 정읍 고창의 유성엽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당시 박 위원장은 “중진들의 요구가 현역 의원도 비대위원으로 참여시키자, 사무총장도 현역으로 하는 게 좋겠다, 호남 의원들이 당내에 진출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었다”며 임명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유 의원이 지난 7일 김동철 신임 비대위원장의 조직개편권 확대를 위해 사퇴를 한 뒤 원내인사인 전북 전주 갑의 김광수 의원이 그 뒤를 이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후임을 두고도 갈등이 있었다. 안 전 대표가 추천한 김병준 교수를 놓고 호남 중진 의원들이 크게 반발한 것이다. 소통이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천정배, 정동영, 주승용, 김동철 의원 등 호남의원들이 중심이 돼 반발했다. 이들은 김동철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한 상태였다. 결국 김병준 교수가 총리로 내정되면서 광주광산갑의 김동철 의원이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됐지만 진통은 계속됐다.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비대위원장 당무위 인준‘이 당헌 위반이라며 중앙위원회를 통해 인준절차를 진행하자고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당무위원회는 시도당 위원장까지 포함하는 100명의 당내 의결기구지만, 중앙위원회는 지역위원장까지 포함하는 300명이상의 의결기구다. 지역위원장의 다수는 친안계 인사로 알려져 있다. 결국 중앙위는 김 위원장을 인준했지만 이 과정에서 박지원 대표 등의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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