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제 폐해 공감” 논의 봇물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개헌론이 재차 급부상하고 있다. 대통령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개헌 논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정계개편, 조기대선 등과 맞물려 개헌론이 향후 정국을 좌우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12일 오후 회동을 갖고 향후 국정 운영 방안을 논의한다. 중요한 안건은 개헌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회동에 앞서 “1월부터 가동될 개헌특위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한층 적극적으로 개헌 논의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개헌은 20대 국회의원 200명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며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부산물이다. 개헌 논의 자체를 봉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당제를 통한 선거구제 개편도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개헌은 선거제도 개편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한다”고도 했다.
지난 11월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회동을 통해 탄핵 이후 1월부터 개헌특위를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3당 원내대표 회동 등을 거쳐 국회 개헌특위의 세부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개헌의 시기나 수위 등의 문제일 뿐 개헌 자체는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쟁점은 개헌특위 구성 그 이후다. 여야 공히 개헌 필요성에는 인정하지만, 시기나 방식을 두곤 백가쟁명식 논의가 난무한다. 개헌을 매개로 삼는 제3지대론의 정계개편이 유력해 이를 둘러싼 국회의원의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또, 조기대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개헌을 대선 전 진행할지, 차기 정부의 몫으로 남길지 등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개헌에 한층 적극적인 건 여권이다. 개헌으로 정국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우리가 넘어야 할 큰 산은 탄핵보다 개헌”이라고 개헌 의지를 피력했다.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은 오는 13일 ‘87년 체제의 극복과 개헌 논의’란 긴급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개헌을 차기 정부로 넘기기보다는 현 정부 내에서 개헌을 마무리하자는 데에 방점이 있다.
야권 내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도 ‘대선 전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 “과거에도 ‘내가 대통령이 되면 개헌하겠다’고 공약을 많이 했지만 전부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의 얘기라 본다”며 “가능하면 (대선) 전에 (개헌을) 하는 게 정상이라 본다”고 했다.
민주당은 개헌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특히 대선 후보 간 ‘즉시 개헌’에 부정적인 공감대가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이미 많은 학자나 정치인이 (개헌을) 얘기했기 때문에 이건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데, 대선 기간이 짧을 가능성이 있으니 이를 다음 대통령의 공약에 담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도 대선 전 개헌에 부정적이고,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개헌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나 정치적 책임을 희석하는 수단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즉시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김상수ㆍ박병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