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결정과정 외압의혹 속 합병으로 되레 8000억 평가이익 삼성 ‘국민연금 손실’ 반박 예상
오는 6일 열릴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국민연금 지분 평가 손실 논란 및 합병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 및 삼성물산이 오해 풀기에 성공할 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재계 및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청문회의 최대 격전 포인트는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이 될 전망이다. 최순실과 청와대가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부적절한 외압을 행사했는지, 또 삼성의 재단 후원 등과 관련있는지를 놓고 격론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삼성측은 합병에 따른 국민연금의 대규모 손실 주장에 대해 반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에도 수차례 등락이 거듭되는 주식 시장의 특성을 무시하고, 특정 시점의 주가만으로 손익을 따지는 잘못된 계산이라는 것이다. 실제 합병 직후 통합 삼성물산의 주가는 지난 23일까지 13.6%가량 떨어지며, 이 시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약 2000억원의 손실을 장부상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난 10월25일에는 종가가 16만9000원에 달하며, 1200억원의 이익이 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기간 건설 및 유통업종 지수와 비교하면 삼성물산은 상대적으로 25% 및 18%포인트 가량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며 “삼성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삼성전자의 약 8%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은, 삼성 그룹주 투자만으로도 몇 조원의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지난달 말, 국민연금은 이날 하루에만 약 8000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또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추가 정책이 발표되면서 당장 내년에만 배당 등으로 880억원 이상의 현금을 직접 받게 됐다.
또 당시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이, 삼성그룹 전체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전반적으로 큰 이익으로 되돌아왔다는 점도 강조 포인트로 예견된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제일모직 뿐 아니라 삼성전자 15조 원 등 삼성 관련주를 약 22조원 가량 보유한 대형 기관 투자자로, 이사진 교체 및 분사, 매각 등으로 그룹 전체적인 흔들기를 예고한 해외 해지펀드의 입장과는 다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타당했다는 논리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에 관한 쟁점에 대해서도 삼성측은 “절차에 따른, 문제없는 결정”이라는 입장을 강조할 전망이다. 우선 합병비율 산정은 관련 법률에 따라 이전 주가를 기준으로 정한 것으로, 임의 조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7월 엘리엇이 제기한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에서도 서울중앙지방법원 및 서울고등법원은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판결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저평가, 제일모직의 주가는 고평가 됐다는 주장은, 실제 주가 및 회사 평가와는 거리가 먼, 말 그대로 주관적인 평가일 뿐이다.
또 합병시 이재용 부회장 등에게 유리한 주가를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삼성물산 주가를 낮췄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의 수주 축소 주장에 대해서는 예년 수준을 유지한 신규 주택 사업 매출, 또 신고리 원전 수주 및 호주 지하차도 건설 수주 등 수익성 좋은 수주가 꾸준하게 이어졌음을 항변한다는 전략이다.
국민연금 관계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과 관련해서도 일상적인 IR 활동임을 밝힐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합병 등 주요 변동상황과 관련하여 주요 주주에 대한 면담”이라며 “네덜란드 연금APG 역시 이 부회장을 면담한 바 있고,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뿐만 아니라 SK와 SK C&C 합병, 만도 분할 등에서도 최종 결정 전에 경영진과 면담하여 설명을 들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합병 찬성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가 아닌 투자위원회에서 최종 판단을 한 것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 중심으로 적극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결정은 국민연금 투자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투자위원회 스스로가 찬반의 판단이 곤란한 경우에만 보건복지부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 전문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명시됐다”면서 “판단이 곤란한 경우 역시 찬성과 반대 어느 한 쪽이 과반을 넘지 못한 경우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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