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이 살아있는 사회 초년생의 강렬한 기억은 평생을 살아가는 나침반이 된다. 이는 사건 현장을 누비는 경찰관들에게도 마찬가지. 10여년전 ‘수사팀 막내’으로서 해결하지 못한 장기 미제사건을 끈질긴 집념으로 파고 든 강력팀 형사 두 명이 끝내 범인을 검거하고 유가족의 한을 풀어준 공로로 1계급 특진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가정주부가 대낮에 집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목졸려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던 18년 전, 김응희 경위(52ㆍ왼쪽)는 이 사건을 맡은 막내 형사였다. 당시 도봉경찰서 형사 강력팀 전체가 수사본부에 투입될 정도로 큰 사건이었지만 현장의 범인 DNA와 혈액형, 현금입출금기 CCTV에 찍힌 범인의 흑백사진만으로는 사건 해결이 불가능해 결국 2년 만에 수사본부가 해체됐다. “피해자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초등학생 딸의 눈물을 잊을 수 없었다”던 김 경위는 광역수사대로 배치되자 다시 이 사건에 매달렸다. 그는 18년간 지갑에 고이 간직한 용의자 CCTV 사진을 단서로 8000명의 강력범죄 전과자를 조사해 우선순위를 매겼고 범인 오모(44) 씨를 3번째 순위에 올렸다. 김 경위는 오씨가 사는 경기도 양주의 한 아파트 앞에서 잠복근무 끝에 오씨가 버린 담배꽁초를 주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했고 18년 전 ‘그 놈’의 DNA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아들자마자 오 씨를 검거했다.
박장호 경위(53ㆍ오른쪽)) 역시 경기 용인 교수부인 살인사건 당시 수사팀의 막내였다. 그는 2015년 7월 일명 ‘태완이법’으로 불린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폐지되자 과거 자신이 수사하다 미제사건으로 분류된 이 사건에 다시 뛰어들었다.
그는 당시 김모(52)씨와 A(67ㆍ사망)씨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이들의 관계를 캐물었다. 두 사람은 사건 당시에는 “사업 관계로 알았다”며 수사를 피했지만 이번에는 “모르는 사이“이라고 진술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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