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크리스 사진 찾는 사람도 있나요?”
“ 많진 않지만 그래도 찾는 팬들이 있어요.”
25일 엑소 단독콘서트 마지막날 올림픽공원앞에는 ‘엑소 상품’을 파는 노점상들로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엑소 사진을 한 가득 펼쳐놓은 한 아주머니에게 물었더니 크리스 사진을 구석에서 찾아내 보여줬습니다. 정면에 큰 사진들은 다른 멤버들이 서로 미모를 뽐내며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12명으로 구성된 엑소 멤버였던 크리스의 자리는 이제 무대에선 찾아볼 수 없지만 팬들은 여전히 그를 소비하고 있었던 거죠.
지난 23~25일 사흘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엑소의 첫 단독콘서트는 성공적이라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틀 공연 티켓이 단 몇초만에 마감되고 하루 연장한 공연도 시야제한석까지 모두 매진되는 티켓파워는 엑소만의 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고도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이 현장 구매라도 해보려고 수천명씩 공연장 주위를 서성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암표값이 7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지요. 티켓을 구하지 못한 학생이 울고 있는 모습도 봤습니다.
공연은 아직 신인의 티를 벗지 못했다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멤버들은 헉헉대며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고 공연 막간의 토크는 어설펐습니다. 이제 시작인 만큼 이런 점들은 귀엽게 넘어가 줄 수도 있겠습니다. 반면에 11명의 멤버들이 막간극처럼 개인기를 선보인 것은 맛보기 정도였지만 보여줄게 많다는 걸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날 공연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크리스 사태’에 대한 멤버들의 생각을 공식적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첸은 크리스 사태를 놓고 이상한 루머가 돌면서 멤버와 팬을 갈라놓는데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수호와 찬열은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고 했습니다. 엑소 팬이 아닌 이들도 놀랄 일이었던 그 사태에 멤버들이 느꼈을 당혹감과 놀람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이날 멤버들의 태도는 사태 직후에 멤버들이 보인 분노에 가까운 반응과 비교하면 차분해 보였습니다. 아마도 공연 1주일을 앞두고 벌어진 사태를 멤버들이 똘똘 뭉쳐 단합된 힘으로 극복한 데 대한 자부심 같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들은 23,24일 두번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응원해주는 팬들의 모습과 환호속에서 에너지를 얻은 듯 밝고 자신감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멤버 11명이 함께 무대에 섰을 때는 잘 드러나지 않는 크리스의 존재는 엑소-K와 엑소-M으로 나뉠 때는 금세 숫자가 헤아려지고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빈 자리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엑소-M의 모습 속에서 기자는 지난 4월15일 열렸던 엑소의 앨범 쇼케이스를 떠올렸습니다. 당시 크리스는 어떤 말을 했던가 기억을 더듬어보았습니다. 별 기억이 없습니다. 크리스는 알려졌듯 말이 별로 없고 표정의 변화도 거의 없는 스타일이죠. 깜짝 컷, 몰래 컷 속 사진들속에서도 크리스는 다소 어둡거나 무표정입니다.
크리스의 개성일 수도 있지만 어쩐지 다른 세계에 있는 듯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크리스 사태’의 전말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일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일임은 분명합니다. 벌어진 일이니, 이미 지난 일이니 이젠 더 이상 얘기를 꺼내지 말아야 할까요?
이날 엑소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라는 말을 여러번 외쳤습니다. 11명으로도 잘 해냈고 더 똘돌 뭉쳐 갈 것이다라는 의지의 표현이겠죠. 마지막날 보아, 슈퍼주니어등과 함께 콘서트장을 찾은 이수만 SM회장도 ‘이제 시작이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열심히 흔들었습니다.
SM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아이돌의 반란?’은 돌아보지 않고 자꾸 잊고 나아가려하기 때문은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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