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등 차기CEO 안갯속 최고경영자 승계프로그램도 전무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최순실 게이트’로 연말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표류하고 있다. 국정혼란의 영향이 크지만 공기업이란 이유로 자체 최고경영자(CEO)승계 프로그램이 전무한 것도 인사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CEO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거나 이미 만료된 곳은 예탁결제원, 기술보증기금,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이다.
IBK기업은행은 권선주 행장의 임기가 내달 27일 끝나는 가운데 차기 행장의 윤곽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때 유력 후보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거론됐지만 최순실 사태로 조용히 사라졌다. 후보군에 대한 얘기조차 들리지 않으면서 권 행장의 연임 가능성까지 나왔으나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되는 외부인사가 없다보니 내부 인사로 관심이 쏠린 상태다. 계급장에 따라 은행 2인자인 박춘홍 전무와 김도진ㆍ이상진 부행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 전혀 진행되거나 들리는 소식도 없다”면서 “오직 ‘위’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임기가 끝나는 유재훈 예탁원 사장은 지난 2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행을 밝히면서 사임했다. 예탁원은 임원추천위원회를 일찌감치 구성했지만 후임자 선정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후임으로는 기재부 출신 공직자를 비롯해 관료 출신 인사가 몇몇 거론되지만 청와대에서 직간접적으로 재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임기도 내년 3월 종료된다.
금융공기업의 인사공백이 발생하는 이유는 금융공기업의 경우 금융위원장(수출입은행은 기획재정부 부총리 겸 장관) 제청을 통해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이다. 국정혼란이 계속되면 이에 대한 인선 절차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시중은행 등 민간 금융기관과 달리 CEO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갖추지 않고 있는 것도 인사공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동안 쉽게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이나 규정, 가이드라인으로 자격 요건을 명시한 부분은 없다”면서도 “국정철학이 맞고 이를 잘 실행할 수 있는 사람, 전문성을 갖춘 사람 등 제청권을 가진 정부 부처 수장 나름의 판단 기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적격 논란 등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요건 등은 명문화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김동원 고려대 교수는 “장기적 시각에서 핵심 임원들의 CEO 잠재 역량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이들의 역량 개발ㆍ점검을 위해서는 순환 보직시 이사회 사전 협의를 거치는 등 보다 촘촘한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민간 금융사들은 CEO 승계프로그램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2011년 한동우 회장 취임 후 연령, 자격요건, 승계프로세스, 비상체계에 대한 여러 유형과 조건을 담은 CEO승계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하나금융지주도 매년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경영승계계획을 수립한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그룹 역시 ‘탤런트 인벤토리 리뷰(Talent Inventory Review)’라는 후계자 양성제도를 갖추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