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회의원들이 국회 밖으로 뛰쳐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대표가 모두 뜻을 모았으니 거리에 나올 의원들은 전체 의원 300명 중 170명에 이를 수 있다. 기존의 장외투쟁과는 다른 양상이다. 들끓는 민심 속으로 들어가는 장외투쟁이다. 특히 이번 장외투쟁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의 유린을 지적하고, ‘헌법수호’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장외투쟁과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난 10일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오는 12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 참석을 독려했다. 이에 따라 이날 집회에는 국회의원들이 대거 몰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일찌감치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 장외투쟁은 예전과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여야의 극심한 대립상황에서 의원들이 국회 밖으로 뛰쳐나왔다. 민심을 얻기 위해서다. 지난 2013년 8월 민주당은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에 반대해 시청 앞에서 천막당사를 치고,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를 열었다. 당시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노숙투쟁까지 진행했다. 국정원의 개혁을 요구했지만, 민심을 얻지는 못했다. 민주당의 지지율도 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101일 만에 장외투쟁을 접었다. 천막당사를 접으며 민주당은 외연확대를 위한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천막당사로 민심얻기에 실패했다는 반증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2011년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무효화 장외투쟁, 2009년 미디어법 장외투쟁, 2010년 4대강 예산 강행 처리에 반대한 장외투쟁 등이 있었다. 모두 국회에서 여야 간 협의에 실패해 밖으로 뛰쳐나온 것이다. 광우병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의결기구인 국회를 팽개쳤다는 비판이 나왔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번엔 양상이 다르다. 이번 장외투쟁은 민심에 밀려 나가는 모양새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수차례 촛불집회가 열렸으나 의원들은 역풍을 우려해 장외투쟁을 꺼려왔다. 거리에 나선 사람들도 다르다. 4.19세대, 386세대, 87세대가 모두 모였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전의 장외투쟁은 정책에 관한 문제였다”며 “지금 같은 경우 정책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헌법에 관한 문제”라고 했다. 또 “일반 법률을 개정할 때는 국회에서, 헌법개정을 할 때는 국민투표로 하는 경우와 같다”고 했다.
김욱 배제대 교수 역시 “이번 정치인들의 장외투쟁은 국가 기강이 흔들린다는 근본적인 문제인식과 함께, 대통령 임기말이라는 시점적인 상황이 보태어졌을 것”이라며 “단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서로서는 그럴 수 있지만 장외로 나와서 국가를 흔들겠다는 목적을 가지면 무책임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