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동반부진·1300조가계부채

트럼프 변수로 美 통화정책도 불확실

국정농단 사태로 경제컨트롤타워 공백

경기절벽 우려에 금리정책 부담 커

한은 “당분간 신중 모드”로 관망

1300조 가계부채에 트럼프ㆍ최순실 리스크까지….

내우외환으로 한국 경제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종전 연1.5%수준에서 1.25%로 인하한 이후 다섯달 째 동결기조가 유지됐다.

1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기준금리 결정에 앞서 한은의 고심은 깊었다. 한국경제의 양대축인 내수와 수출이 동반부진을 겪고 있는데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향후 경기전망도 불확실성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도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로 경제 컨트롤 타워의 공백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향후 성장 동력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돌발 악재가 쏟아진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데는 당분간 ‘신중 모드’로 대내외 경제상황을 관망하겠다는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바라보는 금융시장 불안감은 여전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보호무역주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경우 세계 경제에 작지 않은충격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혼란도 커졌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연내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으로 미국 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변수로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한은이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는 자본유출 우려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의 여지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정부 잇단 대책에도 급증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쉽게 꺼내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7000억원으로 9월보다 7조5000억원(주택금융공사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 8월(8조6000억원)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은 증가액이다.

은행의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한 달 사이 5조5000억원 늘어 52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9월 증가액(5조2000억원)보다 3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계부채가 올해 말 1330조원에 달하고 내년 말에는 15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은 정부가 ‘11.3 부동산 대책’이라는 강수를 던진만큼 당분간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자는 스탠스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세는 여전히 금리 변경의 부담요인이며 트럼프의 공약이 이행된다면 채권시장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 향후 통화완화 대응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황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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