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후 선박ㆍ해운 분야 관리ㆍ감독이 부실해진 주 원인으로 해양수산부 퇴직 관료들의 각종 협회ㆍ조합 재취업과 같은 ‘해피아’가 지목되고 있다. 이 가운데 환경부도 이에 못지않은 부처와 조합 간 유착관계가 형성돼 재활용사업 촉진 제도가 헛돌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EPR)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이다.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는 사용 후 발생되는 폐기물의 재활용까지 생산자의 책임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취지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명시돼 있다.

이 제도에 따라 생산자는 재활용에 사용되는 자금 명목으로 분담금을 낸다. 하지만 이 분담금을 생산자들이 만든 공제조합에서 결정하는 구조여서 분담금 책정이 ‘제 식구 감싸기 식’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실제 재활용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이를 충당해야 할 생산자 분담금은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실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정부가 잡은 재활용비용 대비 재활용사업자들이 생산자로부터 받는 금액은 평균 54%로 절반에 불과했다. 가령 유리병의 경우 정부는 재활용을 위한 비용으로 41.4원을 잡았는데 생산자는 27.5만만 분담금으로 내고 재활용 사업자에 지원된 금액은 20원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재활용 사업자들이 불만을 제기 못하는 이유는 실제 분담금을 관리하는 공제조합과 갑을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공제조합이 잉여금으로 비축하는 금액만 500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공제조합에는 환경부 출신 공무원들이 퇴직 후 재취업해 생산자 분담금이 투명하게 관리ㆍ감독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약자인 재활용사업자와 공제조합 간 동등한 지위를 마련하는 방안과 정당한 비용이 책정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