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네티즌 비난댓글에 상처…전문가들 “지속적인 관심 필요”
“가족 말고는 ‘남의 일’일 수 밖에 없지 않나요. 저도 천안함때 너무 가슴 아팠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잊혀지더라구요. 결국 남의 일이니깐.”
지난 21일 경기 안산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만난 한 희생자 학생의 어머니 김순영(가명) 씨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직후 진도 팽목항에 내려가 자식의 구조를 기다리다 시신을 수습한 후 안산으로 올라와 현재 세월호 사고 수습 및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 씨는 “우린 정말 회사 다니고 자식 키우고 살던 평범한 시민이다. 정부나 이런 사람들 상대할 저기(능력)도 없다”며 “다만 요즘 ‘유가족들 너무하는거 아니냐’ 등의 비판여론이 있는데, 결국 남의 일이라 그런것 아니냐”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최근 진도 팽목항에서는 가족대책회의소 옆에 설치된 방송차량이 있었는데, “이제 세월호 소식보다는 선거나 월드컵 관련 뉴스가 더 나오니 필요없다”는 가족들의 요구로 치워졌다.
그 자리에는 ‘조금 있으면 월드컵이 열린다. 국민들 관심이 그리 쏠릴 것이다. 이 비극적인 사고가 세인의 기억에서 잊혀갈 것이다’라고 적힌 피켓이 놓였다.
세월호 참사 발생 38일째인 23일 안산 합동분향소의 조문객 수가 하루 4000여명 수준으로 크게 줄고, 사고 초기와 달리 안산 최대 번화가인 중앙동은 인파로 북적이는 등 시민들은 점차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구조된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의 고통은 여전하다. 이제는 유가족에 대한 일부의 비난여론에다 세월호 참사가 잊혀질 수 있다는 두려움까지 더해졌다.
오찬호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사고 초반 애도 분위기와 달리 사고 수습과정이 길어지면서 이 사고를 두고 (유가족에 비판적인 여론 등) 다양한 해석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유가족 편, 약자 편에 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달 7일 실종자 구조작업에 참여한 민간잠수사 이광욱(53) 씨가 사망했을 당시 관련 기사에는 ‘유가족들 너무 하는거 아니냐’ 등 유가족을 비난하는 댓글이 수십개 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유가족을 비판하기보다는 우선 지속적 관심과 정서적인 지지를 보내주기를 호소하는 실정이다.
심민영 국립서울병원 심리적외상관리팀장은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나도 내 가족도 당할 수 있고, 내가 당할 일을 누군가가 대신 당한 것일 수도 있다” 며 “댓글 같은 여론의 반응에 가족들이 상처를 입고 분열도 생기는 것 같은데 힘들때 일수록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민상식ㆍ배두헌(안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