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의 최순실씨로 제정러시아 시대의 괴승 ’라스푸틴‘가 소환됐다.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이 영세교 교주였으며, 종교에 심취한 최 씨 부녀가 박근혜 대통령에 영향을 줬다는 유사점 때문이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28일 PBC라디오에 출연해 “(최순실 사건은) 한국판 라스푸틴 사태”라며 “예전 제정러시아가 망할 때 라스푸틴이라는 괴승이 있지 않았나. 황제는 무능했고 국정은 요승 라스푸틴이 뒤흔들었다. 그는 최면술사였고 신흥종교 교주였다. 장관들의 목숨과 주요 젙책 방향을 쥐고 흔들었다”고 말했다.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수록된 2007년 7월 20일자 문서도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을 라스푸틴에 빗대어 적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윌리엄 스탠턴 당시 주한 미 부대사는 한국 대선을 앞둔 각당 후보들의 상황과 판세, 대선이슈 등을 본국에 보고하면서 당시 한나라당 경선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박 후보도 자신의 과거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스탠턴 전 부대사는 “경쟁자들이 ‘한국의 라스푸틴’이라고 부르는 최태민이라는 목사와의 35년전 관계와 그가 육영수 여사 서거 후 박 후보가 퍼스트레이디로 있던 시절 박 후보를 어떻게 지배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고 있다고 적었다.
그레고리 라스푸틴은 제정러시아의 몰락을 가져온 승려다. 황제 니콜라이 2세의 아들인 알렉세이 황태자의 병을 고치며 황제의 신임을 받게 되며, 이후 국정에 개입하게 된다. 1차대전 당시 니콜라이 2세는 전선에서 총사령관을 맡고 있었는데, 이 때 라스푸틴이 “하느님이 남부전선에서 공세를 펼치면 승리할 것이라는 게시를 내렸다”고 하자, 황제는 라스푸틴의 전선을 바꾸지만 결국 참패한다. 민중의 분노는 들끓게 되고, 황제 일가는 레닌의 볼세비키에 목숨을 잃게 된다.
라스푸틴은 이후 반(反) 라스푸틴 황족들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되는데 그것조차 기이하다. 라스푸틴을 반대하는 황족들은 청산가리가 든 음식을 라스푸틴에게 먹인 후 그의 죽음을 기다린다. 하지만 2시간이 지나도 라스푸틴은 죽지 않았다. 이후 황족 중 한 명이 권총으로라스푸틴을 쏘았지만 그의 명을 끊지 못했다. 이후 총알을 세 발을 더 맞고서도 라스푸틴은 도주할 힘이 남아 있었다. 결국 황족들은 도주하던 라스푸틴을 잡아 구타 후 네바강에 던졌다. 나중에 그의 시신을 건져보니 사인은 총상이 아니라 익사였다고 한다.
국정개입 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들을 농락했던 라스푸틴의 성기도 회자가 되고 있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자연사 박물관에는 라스푸틴의 성기가 전시돼 있다고 한다.
coo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