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의 보금자리론 대출 축소로 서민들의 원성이 높은 가운데, 대출을 줄인 이유가 석연치 않아 주목된다.

주금공은 시중은행과의 금리차로 보금자리론으로 대출이 쏠리자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줄인 것으로 해명했지만, 시장상황을 볼 때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보금자리론 축소가 단순히 주금공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금융당국이 조절할 수 있는 정책자금 대출부터 잡아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시장에 시그널을 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보금자리론 대출 쏠림현상? 사실무근=18일 국회 정무위 소속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금공으로부터 받은 ‘보금자리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금공이 보금자리론을 줄인 이유로 제시한 근거가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주금공은 지난 15일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빌려주는 보금자리론을 3억원 이하 주택에 1억원까지로 대출 규모를 축소했다.

이에 대해 주금공은 “최근 은행권이 주담대 리스크관리 강화로 대출금리를 크게 올려 보금자리론 쏠림현상이 발생했고, 한정된 재원을 고려해 보금자리론 대출 요건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주금공이 보금자리론 쏠림현상 근거로 제시했던 시중은행 대출과 보금자리론의 금리차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시중은행의 평균 금리는 3%로, 보금자리론(2.79%)보다 0.21%포인트 높았다. 보금자리론으로 대출이 쏠리기에는 금리차이가 너무 적다는 게 김 의원 측 주장이다.

특히 하반기 은행권이 주담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금리를 크게 올리자 보금자리론으로 대출이 몰렸다는 점도 확인하기 어려웠다.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6월의 경우 모두 보금자리론(2.63%) 보다 높았지만 7월은 KEB하나은행(2.66%)과 SC은행(2.63%)의 대출금리가 보금자리론과 비슷했다. 8월에는 농협(2.6%), KEB하나(2.61%), SC(2.56%) 등이, 9월에는 농협(2.59%)과 SC(2.59%) 등이 보금자리론 보다 주담대 금리가 낮았다.

시장에 공급된 보금자리론 대출액 규모도 지난해와 비교해서 큰 편이 아니었다.

9월 말 현재 보금자리론 대출액은 11조400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기간 11조8000억원의 대출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4000억원 줄어든 셈이다.

이때문에 보금자리론 재원이 부족한 것은 보금자리론의 쏠림현상 때문이 아니라 올해 보금자리론 판매규모를 10조원으로 줄이려는 금융당국의 무리수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목적은 ‘시장에 경고 메시지’…서민만 울상= 보금자리론 축소 이유가 석연치 않은 탓에 시장에서는 대출 축소가 단순히 주금공의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당장 조절이 가능한 주담대 정책자금 대출부터 잡아 시장에 시그널을 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을 높이려고 서민을 볼모로 잡은 꼴이 됐다.

특히 은행이 이미 자율적으로 목표를 정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중도금 대출이나 신용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에 들어갔지만,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금융당국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1257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54조 2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주담대 증가분은 23조 6000억원 수준이다. 정부의 8ㆍ25 가계부채 대책이 발표된 이후인 9월에도 6조1000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액도 5조3000억원이나 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정책금융 대출 축소에 이어 가계부채 속도가 가파른 금융사에 대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특별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풍선효과로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이들이 고위험 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과 연체기준 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자산건전성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반적인 가계대출 규제와 별개로 서민층 대출은 계속해서 확대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며 “중금리 대출인 사잇돌대출 등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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