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3곳에 대한 사업권을 놓고 거대한 ‘공룡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특히 도전장을 낸 신청 기업 중 현대와 신세계는 싼커(散客ㆍ중국인 개별관광객) 증가로 상권 가치가 높아진 서울 강남지역 유통 맹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격돌하고 있다.
원래 강남지역은 지난 1985년 압구정 본점 개점과 함께 30년 넘게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아온 현대백화점그룹의 아성이었으나 신세계백화점이 2000년 강남점 개점과 함께 도전장을 내민 뒤 주도권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번 입찰에서 탈락한 현대는 삼성동 코엑스 단지 내의 입지와 백화점 운영으로 쌓은 명품 브랜드 유치 경쟁력 등 역량을 내세워 면세점사업 진출을 다시 시도하고 신세계는 서초구 센트럴시티에 신세계의 역량을 모은 도심형 쇼핑 테마파크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면세점 사업권이 누구에게 넘어가느냐에 따라 양사 강남 주도권 경쟁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어 진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에 참여한 5개 업체 중 기존에 면세점을 운영했던 롯데와 SK의 선정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결국 나머지 1장의 티켓을 놓고 현대와 신세계, HDC신라가 경쟁하는 구도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은 터줏대감인 현대백화점과 신흥 강자인 신세계백화점이 박빙이지만, 현대가 오랫동안 운영해온 코엑스몰 운영권을 최근 신세계가 빼앗은 데다 강남 면세점 사업권까지 거머쥘 경우에는 판세가 역전될 수 있다.
반면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낼 경우 신세계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이 지역 전통의 강자로서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두 업체가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총력을 거는 다른 이유는 명동과 광화문, 연남동 등 강북 지역 위주이던 중국인 여행객의 서울관광 패턴이 강남지역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개별관광객인 ‘싼커’들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명동이나 광화문 일대를 휘젓고 다니던 기존의 단체관광객들과 달리 한류명소 탐방과 신사동 가로수길 맛집 순례 등 특색있는 관광을 선호한다.
특히 저가 관광이 많은 단체관광객과 달리 부유층이 많은 싼커들은 쇼핑 씀씀이가 일반적인 유커(遊客)들보다 훨씬 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각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고객이다.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매출 신장률은 65.2%에 달했으며 신세계 강남점은 신장률이 109.2%나 됐다.
이처럼 각각 무역센터점과 강남점을 앞세워 면세점 유치전에 뛰어든 현대와 신세계는 서로 자사 점포가 싼커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에 유리한 입지라는 점을 강조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코엑스나 센트럴시티 모두 저마다의 장점이 있어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며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누가 거머쥐느냐에 따라 강남 주도권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가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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