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방문에 가족들 싸늘한 반응 “무조건 오지말고 생각하고 오라” “이완구 새누리 원내대표에 질책

“여기가 무슨 정치인들 관광 패키지 코스인가. 도움도 안되면서 도대체 왜 내려오는 거냐.”

18일 진도 실내체육관의 실종자 가족들은 잇단 정치인들의 방문에 격앙된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2시께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 위로 차 실내체육관을 방문했다가 호된 질책을 들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이 원내대표에게 “지금 실종된 인원이 몇 명인지 알고 있느냐. 그 중에 학생이 몇 명인지 알고 왔느냐”고 날카롭게 따져 묻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솔직히 총인원은 아는데 학생 수는…”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또 다른 가족은 “도움도 되지 않는데 왜 왔는지 모르겠다. 가족들에 상처 주는 말실수나 하지 말아달라”며 푸념 섞인 넋두리를 내뱉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이날 진도를 방문, 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을 만나 위로를 건냈다.

하지만 가족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도지사가 사고 터지고 나서 트위터에 자작시나 올리고 있다가 이제 와 왜 내려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이를 애도한다며 자작시를 올렸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해당 시를 삭제했다.

6ㆍ4 지방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의 잇단 진도 방문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앞서 14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은 실내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도 같은 날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 후보의 막내아들이 ‘미개한 국민’ 표현으로 구설수에 오른 탓에 실종자 가족들은 냉담했다. 정 후보가 가족대책본부 천막에 들어서자 가족들은 “가족이 아니면 들어가지 말라”고 외쳤고 결국 정 후보는 결국 자리를 떠나야 했다.

자원봉사자 윤모(28) 씨는 잇단 정치인들의 방문에 대해 “사진 한번 찍으려고 오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방문을 했으면 좋겠다. 가족들은 이렇게 힘든 데 제발 선거에 이용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무작정 위로한답시고 내려오기보다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을 하고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한 실종자 가족은 “솔직히 사고가 처음 났을 때 정치인들 오니까 마음이 놓였다. 도지사며 장관이며 총리까지 뉴스서만 보던 사람들 오니까 뭔가 해결이 되겠다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그 사람들이 이렇게나 무능력한 지 이제 알았다. 대통령이 두 번씩이나 왔는데도 애들 찾는 거 지지부진하다. 이젠 정치인들 와도 눈길도 안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대학생 자원봉사자 김모(25) 씨는 “여기서 내가 본 정치인들은 그저 얼굴만 내밀러 왔던 것 같다. 그런 분들이 악수하고 위로한다고 힘이 날 것 같진 않다”며 “정말 가족들을 위한다면 조용히 와서 봉사 일손이라도 도왔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세월호 참사 34일째인 19일 오전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수색 작업을 재개하고 있다. 물살이 빠른 대조기가 전날 끝나며 수색작업이 원활하기를 실종자 가족들은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전날 새벽 사망자 시신 1구를 수습해 현재 사망자 수는 286명, 남은 실종자는 18명이다.

진도=김기훈ㆍ박준규ㆍ손수용 기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