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북한인권 문제가 국제사회에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 정부와 미국, 유엔의 전·현직 관련 인사들이 참석한 북한인권 포럼이 13일 열렸다.

이날 통일연구원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6차 ‘샤이오 인권포럼’을 개최했다. ‘샤이오’는 1948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장소인 프랑스 파리의 샤이오 궁에서 따온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북한인권법 발효와 북한인권 개선 전략’을 주제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체제에서 더욱 악화한 북한 인권 실태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진욱 통일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북한이 끝내 변화를 거부한다면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대한민국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것”이라며 “(북한 내) 정보의 자유화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통일의 목적 중 하나는 북한 인권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인권의 가치와 통일의 가치는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미국이 지난 7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인권침해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린 것에 대해 “정권과 지도부의 존엄에 의문을 제기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는 지도자의 위신과 지위”라며 “지도자가 자신의 행동 때문에 인권 침해자로 지목돼 제재대상에 오른다면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의미가 된다. 이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은을 포함한 북한 지도부가 제재에 따른 미국 내 자산동결, 미국 입국금지 등으로 당장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작지만, 북한 주민에게 김정은에 대한 ‘신화’를 벗겨내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 정보유입 확대와 관련해 그는 “북한에 정보를 유입시킬 모든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하는 분야”라고 말했다.

조정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북한인권 침해와 책임자 처벌’을 주제로한 발표문에서 미국의 표적제재(targeted sanctions)과 같은 조치를 한국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북한 내 인권침해를 ‘반(反)인도적 범죄’로 규정한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를 계기로 “전통적인 국제인권법적 접근에서 다소 공세적인 국제형사법적 접근으로 국면의 전환이 이뤄졌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COI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가 “최소한 북한(인권)에 대해서는 기존의 협력적 방법론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함을 인식한 것”이라며 향후 정식재판을 위한 국내외 사법기관의 수사 개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나 유엔 임시(ad hoc)재판소 설립 등은 현재로써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 등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고 봤다.

EU내 북한 노동자의 인권침해에 대해 발표를 한 렘코 브뢰커(Breuker) 네덜란드 라이덴대 교수는 북한이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EU의 수요에 알맞은 형태의 해외강제노동 인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북한 노동자는 다양한 최신 매커니즘을 통해 고용이 돼 자영업자 형태의 하도급업자로 둔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토해 고용주의 책임을 덜게 됐다며 렘코 교수는 “위장취업인지 여부와 근로자가 실제 일하는 직원인지 반드시 판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란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
[사진 = 북한인권정보센터 제공]
폴란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 [사진 = 북한인권정보센터 제공]

그는 또한 해외 노동자가 북한의 주요 수입원임을 지적했다. 렘코 교수는 북한 노동자 한명이 연간 약 3만4800만 달러의 이득을 고용주에게 가져다 준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북한과 EU 간 총무역수지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규모라고 그는 지적했다.

렘코 교수는 북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법적 권리도 모른채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거주, 이전의 자유,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료, 의식주와 의료 등 적절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 등을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그는 EU회원국과 고용주가 이들 노동자에게 그들의 권리와 법적 지위를 알려야 하며 관련 사항을 국제노동기구 및 국가노동감시가관이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