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격 기대수준 크게 밑돌아 11월·내년1월중 상장 재추진할듯 중소형주도 상장연기·철회 속출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꼽히는 두산밥캣의 상장이 연기된다. 상장에 앞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 결과, 공모 가격이 기대 수준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호텔롯데가 검찰의 비자금 수사로 상장을 무기 연기한데 이어, 하반기 2조원대 초대형 IPO로 관심을 모았던 두산밥캣마저 IPO 일정이 연기됨에 따라 내달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두산밥캣은 현재 진행중인 기업공개(IPO)를 증권신고서 수정 후 재추진하겠다고 10일 밝혔다.
두산밥캣은 이날 공시를 통해 “공모물량을 줄이는 등 공모구조를 조정해 가능한빠른 시일 내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공모물량이 많았던 점 등 몇 가지 시장 여건과 맞지 않은 요인들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를 감안해 공모물량 등을 시장 친화적인 구조로 조정해 IPO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물량 이상의 투자의사는 확인했으나, 이해관계자들이 만족하는 접점을 찾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며 “이해관계자들과 상장을 재추진한다는데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한 만큼 상장 시기와 공모 구조가 조정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자산운용사 공모주 펀드매니저들에 따르면 적지 않은 기관투자가가 두산밥캣 희망 공모가 범위인 주당 4만1000~5만원보다 낮은 가격을 써냈다. 두산밥캣은 동종업종인 기계 및 건설장비 분야의 주가수익비율(PER)인 10배보다 높은 20배 내외를 제시해 고평가 논란이 커졌으며 재무적투자자(FI)들의 구주매출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밥캣은 이번 IPO로 2조~2조4500억원어치 주식을 공모할 계획이었다. 공모금액 기준으로 2010년 삼성생명 이후 최대이자 올 들어 처음 나온 조(兆) 단위 IPO다. 이에 대해 모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공모물량 조정 등으로 확보하는 자금 규모에 차이는 있겠으나 재무구조 개선에 차질은 없다”고 말했다. 현행 규정상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은 기업은 승인 통보일로부터 6개월 안에 상장해야 한다. 두산밥캣은 지난 8월16일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은 오는 11월이나 내년 1월에 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주 시장에 찬바람이 몰아치면서 중소형주도 상장 연기나 철회가 속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플러스글로벌은 오는 20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부진이 그 이유였다.
서플러스글로벌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7400~9400원이었으나 기관들의 수요는 희망밴드 하단을 밑돈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최종 공모가격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모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인테리어 전문기업인 까사미아도 기관투자자들의 공모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에 IPO 계획을 철회했다.
‘대어’ 중 하나였던 호텔롯데 역시 지난 6월 오너가의 검찰수사로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수요예측 부진으로 기대 이하의 공모가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달 4일 코스피시장에 입성한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공모가는 1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희망밴드였던 1만4600~1만6500원의 하단 수준이다.
지난달 22일 상장한 엘에스전선아시아 공모가는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 희망 공모가 범위(1만∼1만5000원)보다 낮은 8000원에 확정됐다.
이처럼 공모주 시장이 침체된 것은 시장의 공급과잉이 그 원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이번달만 15개 공모주 청약이 몰리면서 일각에서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4분기에 줄줄이 몰린 IPO 일정 때문에 중소형주의 소외현상은 물론 대형주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도 한정적이란 것이다.
내달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청약 일정으로 공급초과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예상공모액 역시 공모가 상단기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박영훈ㆍ문영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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