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대한민국 상징이라고 하면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를 꼽을 수 있다. 그럼 5ㆍ18의 상징은 무엇인가?”

17일 서울 중구 정동 5ㆍ18민중항쟁서울기념사업회에서 만난 김용만<사진> 서울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6년째 되풀이되고 있는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에 이렇게 반문했다.

이어 그는 “광복절 기념식에 애국가를 부르지 말고 경복궁 타령을 불러야 된다고 하면 말이 되겠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바로 5ㆍ18을 상징하는 노래”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34주년 5ㆍ18 국가 기념식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들을 수 없게 됐다. 국가보훈처가 만든 5ㆍ18기념행사 기본계획(안)에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순서가 빠진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처음 논란이 된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는 제창 대신 합창단의 식전 공연으로 불린 적도 있다.

국가보훈처는 그동안 “특정 노래를 부르는 국가 기념식 때는 제창을 하지 않고 (합창단의) 합창을 하도록 규정한 ‘정부 의전편람’을 따라야 한다”며 제창을 사실상 거부해왔다. 보훈처는 여전히 “제창은 2009년 이후에 논란이 종식되지 않아 어렵다. 관련 법 규정이 미비해서 공식 기념곡 지정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한 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사무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당시에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며 “박승춘 보훈처장 취임 후 갑자기 노래를 못 하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5ㆍ18이 일어나고 1982년 ‘임을 위한 행진곡’이 발표되며 이 노래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됐다”면서 “이 노래가 불려지는 순간 민주화운동의 열렬한 불길에 밀려난 세력들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트라우마를 떠올리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용필 서울기념사업회 회장 역시 “국회의원들의 결의가 있었는데도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6월 27일 국회는 여야 의원 158인의 찬성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5ㆍ18기념곡으로 공식 지정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낸 바 있다.

이어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원곡이 북한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의 배경음악이라는 일부 보수단체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북한 영화에 이 노래가 울려 퍼졌다고 노래를 못 부르게 한다면 장미가 등장했으면 장미도 다 뽑아야 되나?”며 반박했다.

한편 서울기념사업회는 18일 서울광장에서 예정됐던 ‘5ㆍ18민주화운동 서울행사’를 광화문 광장으로 옮겨 개최할 예정이다. 또 기념식 이후 5ㆍ18 분향객들을 세월호 추모 분향소로 안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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