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신격호·신동주는 불구속 가닥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61·사진)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결국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26일 “신 회장에 대해 1700억원대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오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20일 신 회장을 불러 18시간에 가까운 조사를 벌였지만 영장청구 여부를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왔다. 롯데그룹이 재계 5위에 해당하는 대기업이란 점에서 검찰은 그룹 총수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다.

하지만 검찰은 신 회장의 범죄 내용과 죄질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을 불구속 기소할 경우 향후 재벌 기업에 대한 수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대상자가 누구든 공정한 법 집행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론과 신 회장 구속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견해를 충분히 고려했고, 전자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면서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법원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기각할지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특히 신 회장과 관련한 배임 혐의가 법리상 타당성이 있는지, 횡령 혐의가 구체적 물증을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한 판단 여부도 법원의 행보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수천억원대 증여세 탈루 혐의를 받는 신격호(94)총괄회장과 그의 셋째 부인 서미경(57)씨, 신동주 전 부회장은 불구속 기소하기로 가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기업 총수 일가 4명이 한꺼번에 재판을 받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기게 됐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