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그(트럼프)는 경제학이라고는 알지도 못한다.”(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트럼프 대통령은 조금 겁이 나지만 세상의 희망을 다 꺾어놓진 않을 거라 믿는다.”(증권사 애널리스트)
이미 금융시장은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위기상황으로 본 지 오래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미 대권구도에 돌풍을 일으키며 대통령 후보에까지 오른 트럼프는 신흥국에 대한 관세 부과, 자유무역협정(FTA)재협상과 같은 보호무역 정책으로 신흥국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대외악재에 쉽게 흔들리는 국내 증시도 가볍게 볼 수 만은 없는 일이다.
오는 26일 대선후보들의 TV토론이 시작되는 가운데 시장은 클린턴의 승리에 더 무게를 두고 있지만, ‘트럼프 효과’는 대선이 끝나는 11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린턴의 건강 이상설 확산과 젊은층의 이탈이 변수다.
▶트럼프 집권 우려, 변동성 높인다=중국 등 글로벌 증시의 폭락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올해 여러차례 금융시장의 충격을 딛고 일어서야 했던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바로 시장의 변동성이다.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은 이같은 변동성 확대 측면에서 여러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바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 국내증시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증시는 이미 올해 2월과 6월 전 세계 금융시장의 급변동을 경험한 터다.
21일 코스콤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 하락 여파가 이어진 지난 2월 12일 코스피 변동성 지수(VKOSPI)도 23.47로 급등했고,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 당시도 22.53으로 치솟았다. 트럼프의 대선승리도 VKOSPI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VKOSPI는 코스피 지수와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아직은 클린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아직 대선의 판세가 미국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았지만 TV토론이 시작되면 정치 이슈도 증시를 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낙관론은 시간이 흐르면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론조사의 추이를 보면 오바마, 샌더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율은 3월 고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26일 첫번째 TV토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미국 대선은 박빙의 승부가 연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신흥시장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려는 멕시코 증시와 페소화의 약세로 나타났다.
▶미 대선정국과 역사적 변동성=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시기는 역사적으로 증시의 변동성이 심해지는 시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중호ㆍ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미 대선연도 10월 시장은 VIX(변동성 지수) 상승구간”이라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국관련 불확실성은 대선이며, 대선후보간 지지율이 박빙구도로 전개되면서 대선정국은 불확실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패턴으로 봐도 올 연말은 증시의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는 구간이다.
오승훈 연구원은 “주가 측면에서는 미국 재선 대통령 4년차의 통계적 주가 패턴을 무시할 수 없다”며 “1980년 이후 재선 대통령 4년차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주가는 선거 전후 가격 하락이 크게 나타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계적으로 한 정당이 3번 연속 집권하는 경우가 흔치 않았기 때문에 정권교체에 따른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특히 민주당의 경우 1940년대 이후 세번 연속 집권한 적이 없기 때문에 힐러리 대세론이 약화되면 선거에 임박해 불확실성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식시장 입장에서 클린턴의 당선을 기대하는 것도 지수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이승준ㆍ이소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클린턴 당선이 낫다”면서 “과거 미국 주식시장의 성과도 민주당 집권 시기가 보다 뛰어났다”고 지적했다.
1929년 이후 집권당ㆍ대통령별 S&P500 수익률을 보면 민주당 집권기엔 연평균 8.8% 상승한 반면 공화당은 1.0%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990년대 이후 대선에서 정권이 유지된 경우가 정권이 교체된 경우보다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호무역주의와 국내 증시 영향은? =트럼프 후보가 기존의 저금리ㆍ달러약세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국내 증시로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코스피가 하락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이후, 그가 평소 밝혀온 것처럼 저금리 기조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간다면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의 보호무역주의다.
트럼프 후보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TPP의 폐기 혹은 비준유예가 이뤄지면 비회원국인 한국에는 호재다.
그렇지만 FTA 재협상은 수출주에 타격이 될 수 있다. 한대훈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는 FTA를 반대하고 있어 트럼프 당선 시, 수출업종에는 더 큰 타격으로 다가올 소지가 있다”며 “IT(정보기술)와 자동차 업종 등 수출주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트럼프는 방위분담금 추가지불을 요구하고 있어 방산업종은 한정적인 예산으로 단기 부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에너지 업종은 과거 공화당 집권 당시 석유 이권과 관련한 경쟁이 심화됐듯, 장기 저유가로 가게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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