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기재 선택제로…‘매도 의견’ 부담 낮춰

리서치 독립성 강화…영업부 지원 관행 손질

종투사 스몰캡 리서치 최소 비율 도입 추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내 금융위원회 모습[연합]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내 금융위원회 모습[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고질적인 ‘매수 일색’ 관행을 손보기 위해 애널리스트의 익명 리포트를 허용하고 대형 증권사에 중소형주 리서치 발간 의무를 부과한다.

매도 의견을 내는 애널리스트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대형주에 쏠린 리서치 역량을 중소·벤처기업으로 넓혀 자본시장 정보의 신뢰성과 모험자본 공급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대형 투자은행(IB)의 모험자본 공급 현황과 리서치보고서 독립성·신뢰성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1일 이같이 밝혔다.

이번 대책은 매수 의견에 편중된 리서치보고서의 신뢰도를 높이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된 정보 제공을 중소형주로 확대하려는 조치다. 중소형주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여 중소·벤처기업으로의 모험자본 공급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3년간 발간된 리서치보고서 8만5030건 중 시총 300위 미만 기업 대상 보고서는 17.2%에 불과했다. 시총 1~100위 기업 보고서는 48.5%에 달했다. 국내 증권사의 매도 의견 비율은 단 ‘1%’ 미만에 그쳤다.

금융위는 우선 애널리스트의 매도 의견 제시 부담을 덜기 위해 보고서에 성명 기재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익명 작성을 허용하되 준법감시인의 사전 승인 등 내부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승인 절차와 내용, 작성자 성명 등 관련 자료는 내부적으로 기록·관리하도록 한다.

리서치 부서의 독립성 보장 장치도 강화한다. 현재 금융투자협회 규정에 담긴 리서치 부서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금지 원칙을 공적 규제인 금융투자업규정으로 상향한다.

애널리스트 성과 평가에서도 영업 부문의 과도한 영향력을 배제하고,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괴리율 등 객관적 지표를 활용하도록 개선한다.

리서치보고서 공시도 강화한다. 증권사별 보고서 발간 현황과 목표주가 괴리율 우수 애널리스트 5명을 주기적으로 공개하도록 할 계획이다. 특정 종목의 보고서 발간을 중단할 때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리고, 발간을 재개할 경우에는 기존 중단 사실과 사유, 재개 이유를 함께 기재하도록 한다.

중소형주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의무와 인센티브도 도입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에 스몰캡 커버리지 최소 비율을 신설하고, 종투사 지정이나 발행어음 인가 심사 시 스몰캡 리서치 발간 계획을 평가 항목에 반영할 계획이다.

최소 비율의 예시로는 연간 리서치 발간 실적의 4분의 1 이상을 코스피 시총 300위 미만과 코스닥 시총 150위 미만 종목으로 구성하고, 이 중 절반 이상은 코스닥 시총 150위 미만 종목으로 채우는 방안이 제시됐다.

스몰캡 커버리지 비율이 높은 IMA·발행어음 종투사에는 모험자본 공급 실적 산정상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전년도 스몰캡 커버리지 비율이 40% 이상이면 당해 연도 모험자본 의무 비율 산정 시 중소·벤처기업 공급액을 5% 가산하는 방식 등이 예시로 제시됐다.

모험자본 공급은 늘고 있다. 모험자본 공급 의무가 있는 7개 종투사의 올해 2분기 말 모험자본 공급 잔액은 11조6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2조 원(20.4%) 증가했다. 이는 A등급 채권과 중견기업 투자에 대한 30% 인정 한도를 적용한 수치다. 지난달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이번 집계에서 제외됐다.

최근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근절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로 구성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명문대 경영동아리 출신 ‘금융엘리트’들이 정보카르텔을 꾸려 수년간 미공개 인수·합병(M&A) 정보를 공유하며 200억원 이상 부당이득을 취한 사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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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89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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