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車 생산환경서 아틀라스 제조 훈련
현대차 협업으로 비용 60~80% 단축
“2년 내 투자비 회수”…경제성 검증
美 연 3만대 생산체제…2만5000대 배치 계획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두 발로 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자동차 옆으로 다가선다. 몸을 낮춘 뒤 양팔을 뻗어 자동차 휠과 타이어를 움켜쥐고 들어 올린다. 다른 장면에서는 보닛을 연 차량 주변을 오가고, 또 다른 아틀라스와 나란히 자동차 옆에서 작업한다. 안전조끼를 입은 직원들은 바로 곁에서 로봇의 움직임을 지켜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전날 현대자동차그룹, 블룸버그 미디어 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로보틱스 경쟁, 그 최전선에서’를 공개했다.
한때 백덤블링으로 기술력을 과시했던 아틀라스가 이제 자동차 공장 ‘신입사원’이 되기 위한 실전 훈련하는 과정이 담겼다.
아틀라스의 ‘훈련장’은 미국 조지아주 HMGMA 내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다. 지난달 가동을 시작한 RMAC은 실제 자동차 생산현장에 투입될 아틀라스의 작업 학습과 성능 검증을 맡는 테스트베드다.
영상에는 RMAC 내부도 자세히 등장한다. 높은 부품 선반과 자동차 차체, 작업대, 안전 펜스가 실제 공장처럼 배치돼 있고, 연구원들은 노트북과 모니터로 아틀라스의 움직임을 점검한다. 아틀라스는 작업공간을 오가며 부품을 집고 옮기고, 차량 주변에서 제조공정에 필요한 동작을 반복해서 익힌다.
특히 영상에는 아틀라스가 두 손으로 자동차 휠·타이어를 들어 옮기는 모습이 담겼다. 단순한 걷기나 물체 집기를 넘어 제조현장에서 사람이 맡아온 중량물 작업까지 염두에 둔 훈련으로 보인다. 차량 옆에서 여러 대의 아틀라스가 동시에 움직이는 장면도 등장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자동차 산업을 첫 적용 분야로 삼은 이유로 높은 수준의 안전·보안·신뢰성 기준을 꼽았다. 자동차 제조현장에서 성능을 검증해 산업용 로봇으로서 신뢰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는 산업 현장 작업을 위해 특별히 설계됐다”며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고, 매우 덥고 가혹한 환경에서도 작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자동차 제조를 넘어 식음료와 반도체 생산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아틀라스가 일을 배우는 방식도 달라졌다. 기존처럼 작업 동작을 일일이 프로그래밍하는 대신 AI를 통해 작업 자체를 학습하는 방식이다. 아틀라스는 균형을 잡고 물체를 집는 등 몸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물리 지능’과 복잡한 지시를 이해하고 상황을 판단하는 ‘추론 지능’을 함께 활용한다.
상용화의 또 다른 관건은 데이터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피지컬 AI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비슷하다. 데이터가 많을수록 로봇이 작업을 더 잘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그 데이터가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아틀라스는 연구실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MAC에서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반복해 집고 옮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제조현장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쌓아 작업 정확도와 대응 범위를 넓히는 과정이다.
영상에서는 연구실의 시제품을 실제 산업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제품으로 바꾸는 과정, 즉 ‘경제성’도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무리 좋은 제품이 있어도 공급망과 협력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목표 비용을 맞추기 어렵다”며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을 강조했다. 이어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프로토타입에서 첫 양산 단계까지 (투입 비용을) 60~80%를 줄였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생산·공급망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아틀라스의 양산 전환 과정에서 비용과 자원 투입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이 마련하는 대규모 생산 기반도 이런 경제성을 뒷받침한다. 그룹은 미국에 연간 최대 3만대의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고, 향후 글로벌 사업장에 아틀라스 2만5000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규모에 대한 확실성이 성공적인 공급망 구축의 핵심 요소 중 하나”라며 현대차그룹의 안정적인 생산·공급망 기반이 아틀라스의 생산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