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도입’ 노사갈등 왜?

금융노조가 오는 23일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시중은행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양측의 갈등은 성과연봉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점을 감안할 때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금융기관의 경영진들은 초저금리 기조 하에서 떨어진 생산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성과연봉제 도입이 불가피하자 주장하지만, 노조는 성과연봉제가 곧 쉬운 해고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 우려하며 맞서고 있다.

우선 금융당국과 은행의 경영진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이 시대의 흐름상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성과연봉제가 결국은 큰 홍역을 치르더라도 한 번은 넘어야할 산이라는 것이다.

굴지의 대기업 임금에 비해서도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실제 1인당 GDP 대비 금융권 임금 비율은 영국이 1.83, 프랑스가 1.73, 독일이 1.70, 스페인이 1.52, 일본이1.46, 호주가 1.15, 미국이 1.01인데 비해 한국은 2.03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GDP 대비 금융권의 임금이 금융 선진국인 미국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 높다는 것.

구체적으로 주요 공공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내 9개 금융공공기관의 직원평균 임금은 8525만원으로, 대기업 평균 대비 약 1.4배에 달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임금은 더욱 높다. 국내 은행권 직원 평균 임금은 8800만원으로 이는 대기업 대비 약 1.5배 수준(14년 기준)이다.

이로 인해 유례 없는 초저금리 기조 속에 순이자마진(NIM)의 급감 등으로 절체절명의 경영 악화에 직면한 은행들은 높은 판관비를 감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2010년에서 2014년 중 시중은행을 포함한 전체 은행들의 영업이익은 연평균 약 4% 감소했다. 하지만 인건비 등 판관비는 오히려 3% 올랐다.

이익은 줄고, 고정 비용은 늘어나는 전형적인 사양산업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은행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14%를 기록, 조선(3.99)과 해운업(3.40) 등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산업보다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이 높은 임금 수준을 유지하게 된 데는 성과와 무관한 연공형ㆍ경직적 임금체계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민간은행들은 현재 전 은행이 호봉제를 유지하고 집단평가 중심의 평가제를 운영 중이다.

이로 인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호봉제에 따라 급여가 자동 상승하고 개인 성과에 따른 차별 없이 동일한 성과급을 수령, 일부직원들을 중심으로 무임 승차의 부작용이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노조의 생각은 다르다.

각 은행마다 상황이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일괄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는 논리다.

더구나 국내 금융회사들은 정부의 강력한 입감에 쉽게 흔들리는 관치금융이 상존하는 구조라 성과연봉제 도입이 노종자들의 손쉬운 해고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협의회가 금융노조와 산별 협상을 하면서 개별 성과연봉제와 함께 저성과자 해고제도 도입을 함께 요구하자 이런 우려는 증폭됐다.

게다가 성과를 측정한다지만 부서, 업무 등에 따라 다른 개인의 평가를 하기 어렵고 자칫 성과 경쟁이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다는 부작용 또한 염려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 성과연봉제는 저성과자의 쉬운 해고를 가져오는 해고연봉제와 다름 없다”라며 “각 은행원들도 정부의 무리한 도입 추진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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