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진공증착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표면 결함 제거

이번 연구를 수행한 UNIST 연구진. 양창덕(왼쪽부터), 최경진 교수, 박지원, 김지은, 노영임 연구원.[UNIST 제공]
이번 연구를 수행한 UNIST 연구진. 양창덕(왼쪽부터), 최경진 교수, 박지원, 김지은, 노영임 연구원.[UN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과 내구성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최경진 교수 공동연구팀이 진공증착 기술을 활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발전 효율과 내구성을 동시에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빛을 흡수하는 소재 표면에 미세한 결함이 존재하면 전자가 손실돼 발전 효율이 떨어진다. 결함은 소재 손상의 시작점이기도 해 전지 수명을 단축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표면에 특수 물질을 입히는 ‘패시베이션’ 기술이 활용된다. 하지만 기존 용액 공정은 물질이 뭉치거나 고르게 퍼지지 않아 전지마다 성능 편차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패시베이션 물질을 진공에서 가열해 기체로 만든 뒤 태양전지 표면에 직접 쌓는 방식을 적용했다. 물질 공급량과 증착 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해 균일한 초박막을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패시베이션 물질 6종의 열 안정성과 휘발 특성을 비교해 ‘피페라지늄 다이아이오다이드(PDI)’를 최적 소재로 선정했다. 이를 초당 0.01나노미터(㎚) 속도로 증착한 결과, 기존 용액 처리 방식보다 분자들이 표면에 더 가깝고 균일하게 결합해 에너지 손실을 줄였다.

이 기술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최고 발전 효율은 26.05%로, 기존 용액 처리 방식의 25.43%를 넘어섰다. 페로브스카이트와 실리콘을 결합한 탠덤 태양전지에서는 33.09%의 공인 효율을 달성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각각 12개 전지를 제작해 비교한 결과, 전지 간 효율 편차도 감소했다.

PDI 기체를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고르게 쌓아 패시베이션층을 만드는 과정과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 구조.[UNIST 제공]
PDI 기체를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고르게 쌓아 패시베이션층을 만드는 과정과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 구조.[UNIST 제공]

내구성도 크게 향상됐다. 섭씨 65도에서 빛을 지속적으로 비추며 작동시킨 시험에서 초기 효율의 90%를 유지하는 시간이 1005시간으로 나타났다. 기존 용액 처리 전지보다 약 55% 길어진 수치다.

특히 이번 기술은 단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뿐 아니라 3㎠ 미니모듈과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에 널리 쓰이는 진공증착 공정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향후 대면적 생산 공정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양창덕 교수는 “이번 기술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과 내구성을 높이면서 전지 간 성능 편차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탠덤 태양전지에서도 33%가 넘는 인증 효율을 확보해 고효율 태양전지의 대면적·대량생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와 환경 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지난 1일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