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앞줄 가운데)와 이번에 임명된 내각 각료들이 지난 17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앞줄 가운데)와 이번에 임명된 내각 각료들이 지난 17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17일 단행한 첫 개각에서 18명 중 8명을 유임하는 등 현 구도 유지에 방점을 찍으면서 안정성을 강화하는 기조를 보였다. 여기에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나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등 자신과 당권을 두고 경합했던 경쟁자들을 계속 내각에 묶어둬, 독자 행동을 통해 당내 영향력를 강화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분석도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첫 개각을 단행하면서 발표한 내각 임명 지시서에서는 네 가지 정책 추진을 제시했다. ▷책임있는 적극재정에 입각한 경제 재정 운영 ▷국민의 생명과 생활 수호 ▷외교력과 방위력 강화 ▷정책 홍보 충실 등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임명 지시서에서 “세계 각국의 대규모적이고 장기적인 재정 지출을 수반하는 산업 정책의 전개나, 고부가가치 산업 및 인재를 쟁탈하는 국가 간의 경쟁 격화 등, 국내외를 둘러싼 정세나 시대의 추세를 정면으로 파악하여, 성장력을 높이면서 중장기적인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확보하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통해 ‘강한 경제’를 실현한다“는 것을 이번 내각의 소명으로 들었다. 이어 세계가 직면한 과제를 마주하고, 법의 지배 등 기본적 가치의 공통 기반 위에 외국들과 일치하여 대응하는 ‘강력한 일본 외교’를 전개한다 명시하며, ‘강한 경제’와 ‘강한 외교’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제시한 첫번째 과제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채 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책임 있는 적극 재정 기조를 수정하지 않고 고집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앞서 발표한 17개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한 ‘일본 성장 전략’ 추진과 ‘지역 미래 전략’의 3유형에 기반한 산업 클러스터 계획을 추진함으로써, 지방까지 아우르는 강력한 경제 성장을 실현한다는 것을 목표로 들었다. 여기에 이란 전쟁 장기화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임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고조되는 환경에서 경제 해법에 대해서는 기존 다카이치 내각이 추구해온 감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들었다. 식음료 소비세율 인하가 대표적인 정책이다. 이는 다카이치 내각이 확장재정을 추구하면서 세수가 줄 수밖에 없는 소비세율 인하를 추구하는게 모순이라는 지적에도, 기존 정책을 고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지킨다는 대목에서는 최근의 지진·호우 등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을 강조했다. 또 ‘강한 외교’ 유지·강화를 위해 미국과의 동맹을 진화시켜나간다는 방향을 명확히 했다. 여기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의 조기 귀국을 목표 과제 중 하나로 명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도쿄 정상회담에서도 납북 피해자 가족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며, 이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위한 ‘전략 3문서’ 재검토를 추진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는 비핵 3원칙(핵을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을 재검토한다는 것과 직결된다. 다카이치 총리와 자민당 보수 주류는 북핵·미사일 고도화와 중국의 해양 진출에 맞서 미국의 ‘확장 억제(핵우산)’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비핵 3원칙 중 ‘반입하지 않는다’를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더불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다카이치 내각이 추구해야 할 과제를 ▷미일동맹의 심화 ▷안전보장 관련 3문서 개정 ▷에너지 안전 보장 등으로 들었다.

닛케이는 현 정치 구도가 자민당에 중의원의 3분의 2가 넘는 의석이 있고, 내각 지지율은 높은 수준이 계속된다는 점을 들어, 다카이치 총리가 견고한 정치 자산을 활용해 세 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 중 우선이 미국과의 동맹 심화다. 닛케이는 특히 재정 정책과 금융 정책에서 미국과 일본의 입장이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일본의 완화적인 재정 정책과 금융 정책을 반길 수 없는 입장이다. 일본은행이 18일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했지만 엔화 약세가 유지되는 추세여서, 미국의 수출경쟁력 약화와 무역불균형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그럼에도 중국 등 동아시아의 정세를 감안하면 미국과의 관계 심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닛케이는 “일본과 미국 간 틈새바람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기세를 북돋우고, 동아시아를 불안정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둘째 과제로 든 것은 안전보장 관련 3문서의 개정이다. 이는 다카이치 내각 역시 이번 개각의 소명으로 든 것으로, 올해 최대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러·우전쟁과 이란 전쟁 등이 세계 정세를 흔드는 와중에 방위력 증강 뿐 아니라 반도체나 중요 광물, 에너지 공급망을 강인하게 만드는 것도 안전보장과 직결된다고 들었다.

마지막 과제로 언급한 에너지 안전보장은 일본이 중동에 원유 조달과 수송을 집중시켰다는 것이 패착이었다고 꼬집으며, 당면 과제로 언급한 것이다. 닛케이는 조달처와 수송 경로를 분산하고, 위기 시에도 석유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의 안정 공급과 탈탄소를 양립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원전의 재가동·재건축과 소형 모듈 원자로(SMR) 등 차세대 혁신로 도입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브리핑(Debriefing:임무수행 보고): 헤럴드경제 국제부가 ‘핫한’ 글로벌 이슈의 숨은 이야기를 ‘속시원히’ 정리해드립니다. 디브리핑은 독자와 소통을 추구합니다. 궁금한 내용 댓글로 남겨주세요!

“5지망까지 적어내라” 다카이치 파격 개각…알고보니 정치자금 스캔들·파벌붕괴 결과[디브리핑]

“5지망까지 적어내라” 다카이치 파격 개각…알고보니 정치자금 스캔들·파벌붕괴 결과[디브리핑]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개각을 앞두고 당내 인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실력 검증 등 ‘다카이치식 인사 혁신’이 화제를 모으고 있으나, 이면에는 개각 때마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69717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