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담화 수준의 20분 진행된 모두발언
막판까지 대통령 직접 수정…회견 30분 늦어지기도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현안 기자회견은 역대 회견과 다르게 웃음기 없이 진행됐다.
기자회견장은 앞서보다 더욱 대통령과 기자들의 자리 배치를 가깝게 했고, 대통령은 100분간 진행된 회견 내내 진지한 얼굴로 서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 대통령은 20분간의 모두발언을 “송구한 마음으로 인사드린다”는 사과의 말로 시작했다.
모두발언은 과거 대통령들의 대국민 담화 수준으로 최근 대통령이 고심하고 있는 내용들을 다양하게 담았다.
“저와 정부의 부족함을 탓해 주십시오. 더 많이 듣고, 더 소통하고, 먼저 손을 내밀겠다”면서 낮은 자세를 이어갔고, “저는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 박으면서 연임 논란에 대해서는 쐐기를 박기도 했다.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며 민주·진보 진영의 결집과 통합에 대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갑작스럽게 30분 늦게 시작됐는데, 그 배경에는 국민들에게 더욱 겸손한 자세를 보이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막판까지 모두발언의 분량을 늘리고 어투를 수정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당초 8분 수준이었던 모두발언은 이 과정에서 20분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과거와 다르게 대통령이 서서 대답할지 여부를 두고도 막판까지 청와대 내부에서는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발언 이후 곧바로 기자들과 이 대통령의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을 유지했고, 사회자로 나선 강유정 수석대변인과 배석한 청와대 참모진들도 과거와 다르게 한층 굳은 표정으로 질답 과정을 지켜봤다.
정치·외교 분야, 정책·경제 분야 등 크게 두 분야로 나눠 진행된 회견에서는 총 14개의 질문이 이어졌다.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21개,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 25개에 비해 크게 적은 숫자다.
취임 1주년 회견은 167분, 신년 회견은 173분이나 진행됐는데, 이날 회견은 예정된 90분에서 10분 초과한 100분 만에 끝나기도 했다.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지율의 반전을 위해 전격적으로 마련된 기자회견이었던 만큼, 이번 회견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비교적 선방한 기자회견이었다”면서 “정무적 현안들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이 된 기자회견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은 이 대통령이 민심에 한층 낮은 자세를 보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야권은 구체적인 해법이 부족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회견을 보는 동안 대통령과 내내 같은 생각, 같은 마음”이었다며 “당도 더 겸손하게 경청하면서 민생을 살펴 가겠다”고 밝혔다.
전은수 원내대변인도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며 “이제 국민의힘이 개헌을 거부할 명분은 없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조국혁신당은 “민심에 대한 엄중한 인식과 고민, 성찰의 진정성이 잘 드러난 자리였다”면서도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구체적 해법에서는 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과 한계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반성 없이 자화자찬, 남 탓만 남았다”고 했다.
sa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