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초고령사회에서 척추·관절 치료의 ‘목표’가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통증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가 다시 걷고 계단을 오르며 독립적인 일상을 오래 유지하도록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핵심은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만 보는 것이 아니라 통증을 만드는 원인을 세분화하는 것이다. 허리나 목이 아프다고 해서 원인이 모두 디스크인 것은 아니다. 척추 후관절, 신경공, 인대, 말초신경, 심부근육과 근막 등 다양한 구조가 통증에 관여할 수 있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최근 트렌드는 척추 비수술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무릎 관절보존 치료와 운동재활, 근력·균형·보행 관리까지 연결하는 통합 치료 체계를 강화”라며 “통증이 언제 심해지는지, 어떤 자세와 동작에서 악화되는지, 저림이 어느 방향으로 퍼지는지 등을 진찰과 영상검사, 기능평가에 함께 반영하는 접근법이 강조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5분 정도 걸으면 다리가 아프지만 앉으면 곧 좋아지는 환자라면 단순한 다리 근육통보다 요추 척추관협착증에서 나타나는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을 우선 의심할 수 있다. 반대로 MRI에서 디스크 돌출이 보여도 실제 통증의 주된 원인이 다른 구조일 수 있다. 영상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과 움직임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고도일 원장은 “허리 통증은 MRI에서 보이는 한 가지 소견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통증이 나타나는 자세와 동작, 신경학적 증상, 보행 기능을 함께 살펴 실제 통증의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수술 치료로 통증을 조절한 뒤에는 코어와 하체 근력, 균형과 보행 기능을 회복해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 치료의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통증이 줄었다면, 이제 ‘움직임’을 되찾아야=시술이나 주사로 통증이 감소하더라도 오랫동안 움직임을 피했던 환자는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약해지고 균형과 보행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활동 감소가 다시 근력 저하와 재통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통증 조절 이후의 재활 과정이 중요하다.
환자 상태에 따라 비수술적 통증치료 이후 도수·운동재활, 코어와 하체 근력 강화, 유연성·균형훈련을 단계적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통증 점수뿐 아니라 의자에서 혼자 일어날 수 있는지, 일정 거리를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는지, 방향 전환과 한 발 서기가 가능한지처럼 실제 생활기능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무릎 치료도 ‘좋다는 치료’보다 ‘내 무릎에 맞는 치료’가 중요=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 선택지는 약물·물리치료와 히알루론산(HA)·스테로이드 주사에서 PN(폴리뉴클레오타이드), 콜라겐, PRP(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골수 흡인 농축물(BMAC), 자가 지방조직 유래 기질혈관분획(SVF) 등으로 넓어졌다. 하지만 치료법이 많아졌다는 것은 모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고도일 병원장은 “관절염의 단계와 염증 상태, 연골과 반월상연골판의 상태, 연령, 활동량, 치료 목표에 따라 필요한 치료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히알루론산은 관절의 윤활과 충격 흡수를 보조하고,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빠르게 조절하는 목적으로 활용된다”고 조언했다. PN과 콜라겐 계열 치료도 증상과 적응증에 따라 고려할 수 있다. PRP는 환자의 혈액에서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 성분을 분리해 사용하며, BMAC는 환자 본인의 골수 흡인물을 농축해 관절강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BMAC는 흔히 ‘줄기세포 주사’로 불리지만, 정확한 개념은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다. 적용 대상과 한계를 충분히 안내해야 하며, PRP와 BMAC 역시 모든 환자에서 닳은 연골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거나 결과를 보장하는 치료로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목표는 적절한 환자의 통증과 기능 개선을 돕고, 이후 재활을 통해 자기 관절을 가능한 오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자가 지방조직 유래 SVF, 무릎 관절보존 치료의 또 다른 선택지=자가 지방조직 유래 기질혈관분획(SVF)은 환자 본인의 지방조직을 채취한 뒤 처리·분리해 얻는 세포 성분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배양한 줄기세포 치료와는 구분되며, 무릎 퇴행성관절염에서는 환자의 관절염 단계와 증상, 연령, 활동 수준 등을 종합해 관절보존 치료의 한 선택지로 검토할 수 있다.
SVF 역시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치료는 아니다. 치료 목표는 닳은 연골을 새것처럼 되돌린다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상에서 통증과 기능 개선을 돕고 운동재활과 근력·보행 관리를 연결해 자기 관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둔다. 실제 적용은 관련 법령과 허용된 적응증·시행 기준을 확인해 환자에게 기대효과와 한계를 충분히 설명한 뒤 결정해야 한다.
고도일병원 방형식 정형외과 원장은 “무릎 관절염 치료는 특정 주사 하나가 모든 환자에게 맞는 것이 아니라 관절염 단계, 염증 정도, 연골과 반월상연골판 상태, 연령과 활동량을 종합해 선택해야 한다”며 “PRP·BMAC·자가 지방조직 유래 SVF 등 관절보존 치료도 적절한 환자를 선별하고 재활·근력 강화와 함께 시행해 통증과 기능 개선, 자기 관절의 장기적인 사용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척추·무릎·근육을 하나의 ‘보행 시스템’으로=고도일 원장은 “특정 시술 하나에 해결책을 검토하기보다는 환자가 통증을 줄이고 다시 움직이기까지의 전 과정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우리 병원이 보유한 척추 비수술치료의 강점에 관절보존 치료, 운동재활, 근감소증·낙상 예방을 더해 고령 환자의 실제 생활기능을 관리하는 병원으로 진료 체계를 확장할려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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