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헤럴드 기업포럼 2026
서현석 KAI 우주사업본부장 인터뷰
판단하는 ‘AI 온보드 프로세싱’ 집중
공유·분담 위성 네트워크 구축 목표
AI·반도체·정부 등 생태계 구축 필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구상하는 우주 인공지능(AI) 설루션의 핵심은 위성이 스스로 데이터를 판단하고, 필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지능형 위성’의 구현이다.”
서현석(사진) KAI 우주사업본부장 상무는 18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KAI의 우주 사업 방향에 대해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K-방산 주역인 KAI는 기존 방산 위주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주 등 신사업을 키우고 있다. 서 상무는 “궁극적으로 ‘위성을 만드는 KAI’에서 ‘AI를 통해 우주 데이터를 가치 있는 정보로 바꾸는 KAI’로 탈바꿈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능형 위성 기반 통합 설루션 구축”=서 상무는 약 30년간 KAI에서 근무, 우리나라 우주 개발을 이끌어온 위성 전문가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추진된 모든 국가 위성 사업에 참여했다. 서 상무는 올해 국가 위성 개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 받아 과학기술 훈장 웅비상을 수여받았다.
그는 기존 위성과 지능형 위성의 차이점에 대해 “기존 위성은 우주에서 촬영하거나 수집한 데이터를 지상으로 전송하고, 지상에서 사람이 데이터를 분석한 후 다시 위성에 명령을 내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달리 AI를 지닌 지능형 위성은 위성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판단, 필요한 경우 임무를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KAI는 지능형 위성을 개발하기 위해 우선 ‘AI 온보드 프로세싱’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AI 온보드 프로세싱이란 AI 모듈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성 상태를 자율 분석하는 것이다. KAI는 자체 개발한 AI 모듈을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린텍과 연세대가 추진 중인 큐브 위성에 적용, 우주에서 위성의 이상 상태를 진단하고 고장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 상무는 “우주에서 AI를 활용하는 것 자체가 KAI의 독점적인 기술이라고는 보기 어렵다”며 “다만 KAI가 차별화하고 싶은 부분은 AI를 실제 위성 시스템과 결합, 운영 가능한 통합 설루션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KAI가 개발할 수 있는 중대형 위성과 초소형 위성 등이 AI에 기반해 하나의 체계로 운영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AI 모듈의 우주 실증과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고, 중기적으로는 AI 적용 영역 범위를 영상 분석과 이상 진단 등으로 확대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여러 위성이 네트워크를 구성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임무를 분담하는 지능형 위성군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정부 우주 실증 사업 확대 추진해야”=지능형 위성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은 ‘우주에서 AI를 신뢰성 있게 작동시키는 것’이라고 서 상무는 지적했다.
그는 “지상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있지만, 위성은 전력·연산 능력이 제한적이고 우주방사선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노출된다”며 “한 번 발사되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지상에서 직접 수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KAI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앞서 언급한 큐브위성 실증 시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업과도 협업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AI 기술을 보유한 출자회사들과 K-AI 패밀리 기술교류회를 개최했다. 서 상무는 “기술교류회에서 위성 및 유·무인 복합체계 등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앞으로는 국내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과도 협력 모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상무는 KAI는 물론 국내 기업들이 우주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우주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위성체 개발 기업뿐만 아니라 AI 기업과 반도체 기업, 스타트업, 대학,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이런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주 AI는 실제 우주에서 실증할 수 있는 기회와 초기 실적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민간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위성에 적용해볼 수 있도록 정부가 실증 사업과 공공 수요를 확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 상무는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헤럴드 기업포럼 2026’ 연사로 나서 KAI가 구상 중인 우주 AI 설루션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한영대 기자
yeongda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