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전체 절제 불가피…로봇 활용해 수술
“나이보다 신체·인지기능 등 종합 평가해야”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서울성모병원이 97세 초고령 위암 환자에게 로봇을 활용한 위 전절제술을 시행했다. 의료진은 고령 환자의 암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 나이 자체보다 신체·인지기능과 기저질환 등 건강 상태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위암센터 김소정 위장관외과 교수는 최근 1929년생 위암 환자 Y씨에게 로봇을 이용한 위 전절제술을 시행했다.
Y씨는 약 10년 전 위 하부에 발생한 조기 위암으로 두 차례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뒤 정기적으로 추적검사를 받아왔다. 그러던 중 올해 위 상부의 식도와 가까운 부위에서 새로운 종양이 발견됐다.
암은 1기였지만 종양의 크기가 크고 경계가 불분명해 내시경 절제가 어려운 상태였다. 과거 위 하부에 여러 차례 내시경 시술을 받은 탓에 위 일부를 보존하기도 어려워 위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했다.
정밀검사에서는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된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다. Y씨는 평소 지팡이나 보청기 없이 생활할 정도로 신체 및 인지기능도 양호해 의료진은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의료진은 지난달 수술을 결정하면서 환자의 고령을 고려해 로봇수술을 선택했다. 로봇수술이 좁고 깊은 부위에서 정밀한 조작에 도움을 주고, 수술 과정에서 출혈을 줄이는 데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위 전절제술은 위의 일부를 남기는 부분절제술과 달리 위 전체를 제거한 뒤 식도와 소장을 연결해야 한다. 식도와 소장의 위치와 크기, 조직 특성이 서로 다른 데다 연결 부위에서 누출이나 협착이 발생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밀한 수술이 요구된다. 수술 후에는 식사량과 체중 감소, 영양 부족 등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
과거 교직에 몸담았던 Y씨는 평소 걷기와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지난 15일 퇴원 후 첫 외래 진료를 찾은 Y씨는 “내가 복이 많은 사람 같다”며 의료진과 가족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교수는 고령 환자의 암 치료에서 단순히 나이만을 기준으로 치료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평소 건강 상태와 신체 기능, 기저질환, 인지기능, 수술 후 회복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고령 환자의 수술은 수술 자체만큼이나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며 “영양 섭취와 운동, 기저질환 관리, 합병증 예방 등을 세심하게 살펴 환자가 안정적으로 일상생활에 복귀하도록 돕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대생 시절 가족이 암으로 투병하는 과정을 보호자로서 경험했다. 김 교수는 “환자를 치료할 때 질환만 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가족이 어떤 마음으로 치료 과정에 임하고 있는지도 함께 살피려 한다”며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가족처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5월 로봇수술 2만례를 달성했다. 지난 2022년 국내 최단기간 내 1만례를 기록한 데 이어 약 4년 만이다. 전체 2만례 가운데 약 20%(3798건)는 하나의 절개창만 활용하는 단일공 로봇수술로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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