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납품대금 지급기한 단축 방안 토론회’
최근 3년 평균 지급기간 27.4일…30일 이내 지급 66%
골판지업계 “실제 회수 최장 90일”…금융지원 병행 제안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중소기업계가 납품대금 법정 지급기한을 현행 60일에서 30일로 절반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 기업 간 거래에서는 납품대금의 3분의 2가량이 이미 30일 안에 지급되고 있는 만큼 법정 지급기한을 현실에 맞춰 앞당기자는 주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납품대금 지급기한 단축 방안 토론회’를 열고 납품대금 법정 지급기한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은 위탁기업이 물품 등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의 최단기간으로 납품대금 지급기일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급기일을 따로 정하지 않았거나 60일을 넘겨 정한 경우에도 수령일부터 60일이 지급기일이 된다.
오기웅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중소기업은 원재료비 등 생산비용을 먼저 투입하고 납품대금을 받기까지 상당 기간을 버텨야 한다”며 “실태조사에서도 조사기업의 78.6%가 적정 지급기한으로 30일 이내를 꼽은 만큼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법정 지급기한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공개한 조사에서도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납품대금 지급기한 단축이 경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응답했다.
발제를 맡은 백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박사는 기업 거래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평균 대금 지급기간이 27.4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3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한 비중도 66.0%였다. 법이 허용하는 최장 60일과 실제 거래 관행 사이에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세금계산서 발행 시점까지 고려하면 중소기업이 대금을 손에 쥐기까지 법정 지급기한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선관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부장은 “골판지업계에서는 월초에 납품한 제품도 월말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뒤 30일에서 60일 후 대금을 받아 실제 대금 회수까지 최장 90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원부자재 대금은 30일 이내에 지급해야 해 매출채권 회수와 원재료 결제 사이 자금 공백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주 부장은 지급기한만 줄일 경우 세금계산서 발행을 늦추거나 전자어음을 활용해 실제 현금 지급 시점을 미루는 우회 관행이 나타날 수 있다며 중소기업 구매자금에 대한 저리 금융지원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도 현행 60일 규정이 본래 지급 가능한 최장기한임에도 거래 현장에서는 일반적인 결제조건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현행 60일은 법이 정한 지급의 최장기한이지만 거래현장에서는 표준적인 결제조건처럼 인식될 수 있다”며 “30일 단축으로 대금지급 기준을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입법 논의도 시작됐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하도급대금과 납품대금의 지급기한을 현행 60일에서 40일로 줄이는 하도급법·상생협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날 중소기업계가 제안한 30일은 발의안보다 10일 더 짧다.
중기중앙회는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납품대금 지급기한 단축과 제도 정착을 위한 지원방안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할 계획이다.
h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