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CCTV 영상으로 도난·낙상·화재 등 이상 상황 AI가 선별
기존 CCTV 그대로 활용해 관제 인력 줄이고 효율 높여
베트남형 먼저 출시…한국형은 테스트 거쳐 연말 상용화 목표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통합보안·시설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기업 에스텍시스템이 앞서 진줄한 베트남 시장을 AI 영상관제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다.
보안 현장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과 사건·사고 데이터를 AI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간 사람을 직접 투입해 경비·시설관리를 해온 에스텍시스템은 사람이 하나하나 확인하던 CCTV 보안 업무에 AI 기반 영상관제 시스템을 적용해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도난·쓰러짐·화재 등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상상황을 AI가 먼저 골라내도록 하는 방식이다.
지난 1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보안 전시회 ‘세큐테크+(Secutech+) 베트남 2026’ 에스텍시스템 부스에는 ‘S-TEC NAVI AI 통합관제센터(NOC)’가 마련돼 있었다. 여러 장소의 CCTV 영상을 한곳에서 확인하면서 AI가 영상 속 상황을 분석하고 이상상황을 찾아내는 시스템의 중심 센터다. 출입통제와 침입탐지시스템(IDS·Intrusion Detection System), 화재 감지, 주차장 관리 등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집결한 곳이다.
현장에서 시연한 AI는 단순히 사람의 움직임만 감지하지 않았다. 마트에서 한 여성이 진열대의 물건을 집어 가방에 넣는 영상에서는 물건을 집는 행위에서 끝나지 않고 물건을 숨기는 상황까지 분석해 ‘절도’로 인식했다.
근무자가 흡연하는 장면이 찍힌 CCTV 영상에 대해선 근무자의 얼굴을 식별하고 근무시간 중이라는 조건을 더해 ‘부적합 행동’임을 짚어냈다. 반면 행인들이 흡연하는 영상에 대해선 문제적 움직임으로 인지하지 않았다. 행동과 대상·상황을 통합적으로 감지한 것이다.
낙상처럼 단순한 움직임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도 구별한다. 사람이 소파에 누워 휴대전화를 보는 경우를 사람의 위치가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쓰러진 상황으로 판단하지 않도록 앞뒤 영상과 행동을 함께 분석한다. 단순히 한 장면의 프레임을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상황을 영상으로 인식한다.
현재 개발 단계에서 AI가 감지할 수 있는 이상상황은 도난·낙상·화재 등을 포함해 20여개다. AI가 이상상황을 찾아 상황실과 관리자의 휴대전화로 알림을 보내면 관제 인력이 필요한 대응에 나선다. 현재는 AI가 관제 인력을 대체하기보다 관제실에서 2~3명이 하던 업무를 1명 정도가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CCTV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현장 적용을 고려한 부분이다. 새로운 AI 전용 CCTV를 다시 설치하는 대신 기존 CCTV와 관제실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연결해 영상분석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미 CCTV와 관제실이 구축된 사업장이라면 카메라를 모두 교체하지 않고 AI 관제를 적용할 수 있다.
에스텍시스템이 베트남을 AI 영상관제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배경엔 탄탄한 기존 현지 사업 기반이 작용했다. 회사는 베트남에서 소방사업 법인인 에스텍 비나(S-TEC VINA)를 통해 현지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연구개발(R&D)센터와 롯데몰, LG 생산공장 등에 소방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이후 에스텍시스템 비나(S-TEC SYSTEM VINA)를 통해 보안 인력 사업에 진출했다.
베트남 현지 사업장에서 확보하는 실제 영상과 사건·사고 데이터는 AI 개발에 필수적인 학습 데이터다. 이충연 에스텍시스템 부사장은 “국내와 비교하면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영상 활용과 관련해 법적 제약이 적다”며 “한국보다 유리한 베트남에서 AI 개발에 나설 수 있어 유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실제 CCTV 영상을 활용한 AI 개발과 적용 환경이 달라 별도의 한국형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연말 상용화를 목표로 몇 개 사업장을 테스트로 베드로 활용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부사장은 “수십 년간 모은 2만개 가까운 사건·사고를 통한 사전 예측으로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사전 행동 유형들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에스텍시스템의 강점”이라며 “단계별 AI 통합관제 시스템 개발 계획에 맞춰 향후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스텍시스템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공모자금은 운영자금과 시설투자, 연구개발(R&D) 등 다방면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kace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