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537억 순매수, 거래비중 93%
일부 종목서 VI 1637회 발동 등
소수거래에 출렁…변동성 우려 ↑
시초가 충격완화·외인 접근성 용이
저녁시간에도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애프터마켓 시대가 열렸다. 38개 증권사가 참여한 가운데 한국거래소(KRX) 애프터마켓 첫날에는 1조8000억원의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KRX 전체 거래대금의 6.6%에 해당하는 규모로, 거래량도 7224만주를 기록했다.
앞서 유사 시간대 애프터마켓을 운영해온 넥스트레이드(NXT) 거래도 대폭 증가하는 등 향후 저녁시간대 투자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첫날 KRX 애프터마켓은 개인투자자가 주도했다. 정규장에서 3조원 넘게 순매수한 개인투자자는 장후에도 매수세를 이어갔다. 애프터마켓에서도 개인투자자가 전체 거래대금의 93%(약 1조6740억원)를 차지했다. 기관은 2.1%(약 380억원), 외국인은 3.9%(약 700억원)에 그쳤다. 순매수·매도 규모에서도 개인은 53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3억원, 480억원을 순매도했다.
거래는 마감 직전인 오후 7~8시에 가장 많았다. 이 시간대 거래 비중은 30.7%로 전체 거래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오후 4~5시는 19.6%, 5~6시는 25.5%, 6~7시는 24.2%였다.
거래 규모는 앞서 비슷한 시간대 애프터마켓을 운영해온 NXT를 소폭 앞섰다. NXT는 지난해 3월 출범해 오후 3시40분~8시 애프터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KRX는 오후 4시부터 8시까지로 NXT보다 20분 늦게 시작한다. 이날 NXT 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은 1조7896억원이다.
거래 방식은 대부분 모바일에 집중됐다. 애프터마켓 거래의 73%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 무선단말을 통해 이뤄져 전체 거래 10건 가운데 7건 이상을 차지했다. HTS(PC 기반 홈트레이딩시스템) 비중은 21%였다.
KRX 애프터마켓이 개장하면서 기존 KRX 시간외단일가에서 약 600개 종목에 한정됐던 저녁 시간대 거래 대상이 새 애프터마켓 개장으로 대부분의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으로 확대됐다. 이날 애프터마켓 대상은 2501개 종목으로, 이 가운데 96%(2413개) 종목에서 실제 거래가 발생했다.
전체적인 가격 변동성은 정규장보다 낮았다. 종목별 고저 변동성은 코스피 2.9%, 코스닥 4.6%로 정규장(각각 4.1%, 5.8%)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개별 종목에서는 변동성완화장치(VI)가 1637회 발동하는 등 일부 종목의 가격 출렁임도 나타났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반도체 대형주는 정규장에 이어 애프터마켓에서도 약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24만8500원으로 정규장 종가보다 500원(-0.20%) 내리며 하루 낙폭이 -4.05%에서 -4.24%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도 168만3000원으로 1만4000원(-0.82%) 추가 하락하면서 하루 낙폭이 -6.35%에서 -7.12%로 커졌다.
향후 저유동성 종목까지 저녁 거래가 확대되면 변동성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규장 밖 시장에서 가격이 어떻게 뒤틀릴 수 있는지는 올해 이미 확인됐다. NXT 프리마켓에서 SK하이닉스 시초가가 하한가로 내리꽂히는 일이 약 일주일 간격으로 두 차례 발생했다. 프리마켓 개장 직후 전일 종가보다 29.98% 낮은 116만8000원에 거래가 시작됐을 때 체결 수량은 11주에 불과했다. NXT는 이를 계기로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삼는 정적 VI를 도입해 14일부터 적용했다.
거래소 애프터마켓은 정규장과 동일한 동적·정적 VI가 처음부터 적용되고, 예상 체결가격이 기준을 벗어나면 주문을 곧바로 체결시키지 않고 2분간 호가를 모아 단일가로 가격을 다시 정한다.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에는 애프터마켓 전용 시장조성제도도 함께 운영한다.
정규장이 끝난 뒤 나온 실적 발표나 해외 변수를 다음날 개장까지 기다리지 않고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그만큼 다음날 시초가에 충격이 한꺼번에 몰리는 부담이 줄어든다. 해외 투자자가 자국 시간대에 국내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는 점도 접근성 측면의 개선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시간이 늘면 어쨌든 업무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중소형사는 거래시간 확대로 얻는 실익보단 부담이 큰 측면도 있다”고 했다.
김유진·홍태화 기자
kace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