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RI, 게임 만드는 ‘제로 데이터 생성 AI’ 개발

- 퍼즐게임 16종 글로벌 출시·엠게임 기술 이전

ETRI 연구진디 AI 기반 게임 자동검증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ETRI 제공]
ETRI 연구진디 AI 기반 게임 자동검증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ETRI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AI가 사람 대신 게임도 만들고, 직접 플레이하며 버그와 재미까지 찾아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중소·인디 게임사의 콘텐츠 제작과 품질검증을 지원하는 ‘AI 기반 게임 제작·검증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게임 개발에는 지도와 아이템 등 콘텐츠 제작부터 출시 전 반복적인 품질검증(QA)까지 많은 인력과 비용이 투입된다. 전문 개발·QA 조직을 갖춘 대형 게임사와 달리 중소·인디 게임사는 충분한 인력과 검증 환경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ETR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 콘텐츠를 자동으로 만드는 ‘제작 AI 엔진’과 완성된 게임을 자동 점검하는 ‘검증 AI 엔진’을 개발했다.

핵심은 ‘제로 데이터 기반 콘텐츠 생성 기술’이다. 사람이 만든 정답 데이터를 별도로 학습하지 않고 AI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게임 맵을 생성한다. 강화학습 기반 절차적 콘텐츠 생성(PCGRL) 기술을 활용해 미로 경로 길이, 적의 수와 배치, 아이템 구성, 맵 크기 등 다양한 조건에 맞춰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AI 기반 게임 제작검증 자동화 플랫폼 개요도.[ETRI 제공]
AI 기반 게임 제작검증 자동화 플랫폼 개요도.[ETRI 제공]

대규모 학습데이터 구축에 드는 비용을 줄이면서 기존 콘텐츠 활용에 따른 저작권 부담도 낮출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검증도 AI가 맡는다. 탐색·전투·임무 수행 등 행동별로 전문화된 여러 AI 에이전트가 실제 이용자처럼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면서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찾아낸다.

특히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오토 QA(Auto QA)’는 기존 시험 항목만으로 찾기 힘든 비정형 오류까지 탐지한다. ‘펀 QA(Fun QA)’ 기술은 게임 플레이 정보를 분석해 이용자가 느낄 재미를 출시 전에 정량적으로 예측한다. 단순한 버그 탐지를 넘어 게임의 흥행 가능성을 가늠하는 데 AI를 활용하는 셈이다.

개발된 플랫폼은 상용 게임 엔진 ‘유니티(Unity)’와 연동돼 실제 게임 제작 과정에 활용할 수 있다.

산업현장 적용도 시작됐다. 서브레벨게임즈는 관련 기술로 제작한 퍼즐게임 16종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엠게임은 기술을 이전받아 신작 ‘누미헌터스(NUMI HUNTERS)’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고블린게임즈도 관련 기술을 적용한 ‘멕 포지(Mech Forge)’를 애플 앱스토어에 선보였다.

G-STAR 2025 B2B관 전시부스 현장에서 시연하고 있다.[ETRI 제공]
G-STAR 2025 B2B관 전시부스 현장에서 시연하고 있다.[ETRI 제공]

ETRI는 자체 AI 인프라 확보가 어려운 중소 게임사를 대상으로 무상 기술이전과 QA 프로세스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ETRI를 비롯해 산학연 협력의 결과물이다. ETRI는 전체 연구개발을 총괄, 게임 콘텐츠를 자동 생성하는 ‘제작 AI 엔진’과 게임을 자동 점검하는 ‘검증 AI 엔진’ 개발을 맡았다. 고려대학교는 여러 AI가 역할을 나눠 게임 오류를 찾는 다중 에이전트 기술, 홍익대학교는 게임 품질을 자동 확인하는 ‘오토 큐에이’와 게임의 재미를 수치로 예측하는 ‘펀 큐에이’ 기술을 개발했다. 엠게임은 실제 게임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분석하고 대응 시나리오를 추천하는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장시환 ETRI 선임연구원은 “게임 제작과 검증에 필요한 AI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중소·인디 게임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제로 데이터 기반 콘텐츠 생성과 자동 검증 기술을 고도화해 국내 게임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