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월 소유권이전완료 등기부등본 분석

전체 38건 중 50%, 근저당권 설정 안돼

‘똘똘한 한채’ 영향…30% 비서울 거주자

최근 두 달간 이뤄진 서울의 ‘15억 초과 25억원 이하’ 준고가 아파트 거래 절반이 대출 없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대출한도가 줄어들면서 대출을 끼고 상급지 주택을 매수하려는 수요자들의 진입은 위축된 반면 현금 동원력이 풍부한 매수층 위주로 준고가 거래 시장이 재편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서 매수자 10명 중 3명 이상은 비(非)서울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헤럴드경제가 지난 7월 10일~9월 9일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된 서울 준고가 아파트 거래 38건(직거래 제외)의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한 결과, 절반에 달하는 19건이 근저당권 설정 없이 집을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 대출을 받지 않고 매매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치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구간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기존 6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총량 관리를 강화하면서 금융권 대출 실행 문턱이 한층 높아진 점도 현금 매수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출한도가 2억원으로 크게 축소된 25억원 초과 고가주택 시장뿐만 아니라 준고가 시장 역시 현금 유동성을 갖춘 매수자 위주로 시장이 움직이는 양상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한도 축소뿐 아니라 대출총량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대출을 받지 못한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만큼 상대적으로 현금 여력을 갖춘 매수층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지며 현금 매수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스피 상승 국면에서 주식 등 금융자산을 처분해 현금화한 자금이 서울 준고가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주식 시장에서 거둔 투자 수익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서울 준고가 아파트 매수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 연구원은 “코스피가 고점을 단기적으로 찍고 지금은 회복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조정 장세”라며 “박스권에 갇혀있는 주식에 대한 고민을 느낀 분들이 처분 후 서울 아파트를 매수하는 사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최대 한도인 4억원까지 대출을 받은 일부 매수자들 사이에서는 사인간 채권 설정이나 차용증을 활용한 ‘영끌 매수’ 흐름도 함께 나타났다. 일례로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 매수자는 1금융권 4억원 대출에 추가로 채권최고액 6억4000만원의 사인간 대출을 통해 집을 사들였다.

서울 전반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비(非)서울 거주자의 서울 준고가 아파트 매수 흐름도 지속되는 모습이다.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7~9월 거래 건 중 매수자 주소지가 서울이 아닌 사례는 12건(약 32%)이었다.

올해 들어 아파트값 급등세를 보인 동탄부터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시, 경기도 부천시,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경기도 구리시, 경기도 수원시 등 수도권 주요 입지 거주자들의 서울 핵심지 현금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뿐만 아니라 경북 포항시, 부산시 등 현금 여력을 갖춘 지방 거주자 또한 서울 아파트 매수에 동참했다.

남 연구원은 “15억 초과 25억원 이하 구간은 수요가 가장 다양하게 혼재돼 있는 구간”이라며 “비서울 거주자의 갈아타기 수요뿐 아니라 똘똘한 한 채를 매수하려는 무주택 수요 등도 복합적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아파트 시장도 주요 지역을 제외하곤 침체가 고착화돼 있어 ‘서울이 더 안전하다’는 안전자산 심리도 작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