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요새화·동부전선 상습 월선에 비례대응 저울질
TOD 등 감시자산, 산악·수풀 지역 추가 배치 거론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군 당국이 열상감시장비(TOD) 등 감시 자산을 현재보다 군사분계선(MDL)에 근접한 지역에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병력과 시설을 MDL 쪽으로 끌어내리는 데 맞서 우리 군도 감시 전력을 전진 배치하는 비례 대응 성격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우리 군은 북한의 MDL 침범 등 활동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 4월 북한군이 전방 요새화 작업을 시작한 이후 우리 군의 대응 조치가 전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전방 전선 가운데 수풀이 우거지거나 산악 지형 탓에 시야 확보가 어려운 지역이 감시장비 추가 배치의 우선 대상으로 거론된다.
합참은 이와 관련해 “우리 군은 작전수행절차에 따른 원칙적인 조치를 하고 있으며 전력 보강 등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검토는 최근 비무장지대(DMZ) 내 북한군 활동이 활발해지고 MDL 월선이 잦아지면서, 현장에서 월선 여부를 보다 정확히 판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노선에 따라 북한군은 MDL 일대 요새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부전선 일부 지역에선 북한군의 MDL 침범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해당 구간은 북한군이 최근 새로 만든 길로, 여러 명의 무장 병력이 정기적으로 이동하면서 월선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들이 최전방 경계를 맡은 순찰조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 군은 작전수행절차에 따라 북한군이 MDL을 넘었다고 판단하면 경고방송에 이어 경고사격 등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재 기준으론 북한군의 이동 경로 일부가 MDL 남쪽을 지나기 때문에 같은 지점에서 경고사격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향후 요새화 작업이 마무리되고 북한군 순찰 활동이 늘어나면 이런 ‘상습 월선 구간’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군이 감시 장비의 전진 배치를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MDL 월선 지점과 시점을 보다 명확히 식별해야 불필요한 경고사격이나 현장의 오판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북한이 요새화 작업 이후 무장 경계 병력을 MDL 인근에 상시 배치하고, 이에 맞서 우리 군까지 장비와 병력을 전진 배치할 경우 접경지역의 긴장이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군 내부에서 나온다.
군 당국은 장병 안전과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대응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유엔군사령부와도 관련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우리 군은 경고사격 등을 실시하면 통상 유엔사에 이를 통지하며, DMZ 내 감시 장비를 추가 설치하거나 위치를 조정하는 과정에서도 유엔사와의 협의가 필수다.
유엔사는 최근 북한군의 반복적인 MDL 침범과 관련해 “유엔사는 비무장지대 안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조사나 구체적 작전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rimsclub@heraldcorp.com

